노트북PC를 업그레이드하는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과거 업그레이드 물량 대부분이 데스크톱PC에 집중됐던 것과는 다른 흐름이다. 이는 노트북PC가 전체 PC판매량의 절반 가까이 되는 등 점차 일반화되고 있는 데다 각 제조사가 부품을 표준화하면서 교체가 간편해 졌기 때문이다.
최근엔 HDD·메모리 교체와 함께 CPU까지 최신 코어2듀오(메롬)로 업그레이드하는 경향도 늘고 있다.
18일 용산 등 조립업체에 따르면 지난달 들어 노트북용 메모리, 2.5인치 HDD 소매 시장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늘었다. 2.5인치·1.8인치 등 노트북용 HDD는 4분기 성수기에 접어들면서 일부 업체는 지난해에 비해 매출이 2배 이상 급성장했다.
업계에서는 노트북PC 구매 후 부품을 업그레이드하는 경향이 늘었다는 데서 배경을 찾고 있다. 과거 노트북은 구조가 복잡해 업그레이드 자체가 불가능했지만 최근 출시되는 제품은 초보자도 뒷면 커버를 간단히 열어 부품 교체 가능하다. 심지어 피씨디렉트 등 일부 업체가 유통하고 있는 노트북의 경우 LCD패널·키보드·ODD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다나와 등 가격 비교사이트 게시판에선 노트북 업그레이드 문의가 하루에도 2∼3건 씩 올라오고 있다. 다나와 측은 “2∼3년 전 노트북을 처음 구매한 고객을 중심으로 최신 부품의 업그레이드 수요가 많다”며 “ 기존 노트북을 최근엔 모바일 코어2듀오(메롬) CPU로 바꾸려는 소비자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노트북PC를 업그레이드하면 소비 전력을 줄이고 이동할 때 배터리를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노트북 업그레이드 수요를 부추기고 있다. 메모리 용량을 늘이면 하드디스크가 그만큼 불필요해 배터리도 더 오래 쓸 수 있다. 이 때문에 인텔 945 주기판 이상 노트북 사용자는 메모리를 추가 장착해 듀얼 채널로 사용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
또 2.5인치 하드디스크도 회전 속도 7200RPM급 등 일반 3.5인치 HDD에 버금가는 성능을 지닌 제품이 다수 출시돼 사무실에서 데스크톱PC 대용으로 노트북PC를 사용하는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
이광호 이지가이드 팀장은 “노트북이 일반화돼 업그레이드 시장도 본격 열리고 있다”며 “부품 뿐 아니라 가방 등 노트북 액세서리도 많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정훈기자@전자신문, exist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