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로 달려나갈 지도를 그리자. 로드맵 유효기간은 5년!’ 감독은 국가과학기술위원회(위원장 대통령), 코치는 과학기술혁신본부, 선수는 19개 정부 부·처·청이다. 감독과 코치는 지난해 ‘5년 안에 세계를 이끌 기술과 산업을 발굴하자’는 기치를 담은 차세대 성장동력사업 과제를 선수들의 어깨에 올려 놓았고, 이제 ‘국가 연구개발(R&D)사업 중장기 토털 로드맵(이하 로드맵)’으로 승화시킬 계획이다.
오는 12월 말까지 확정할 로드맵은 차세대 성장동력사업을 바탕으로 삼아 △IT 839 △통신·방송융합 △21세기 프론티어 R&D사업 △대형 국가 R&D 실용화사업 등 부처별 세부 사업계획을 포괄한다. 나아가 5년, 10년, 15∼20년 사이에 단계적으로 추진할 R&D 우선 순위를 설정해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 사업에 투자할 예산 우선 순위를 뽑아낼 예정이다.
이를 위해 손욱 전 삼성인력개발원장, 유희열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등 산·학·연·관 전문가로 기획단을 구성해 △미래 경제·사회 기술 수요 △인력·조직·성과 등 R&D역량 심층 분석 △해외 R&D·사업화 동향 등을 진단하고 있다. 정부는 로드맵이 나오면 국가 R&D사업 기획·평가·예산분배 기본지침으로 삼기로 했다.
본지가 창간 24주년을 맞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문제로 인식된 △선언적 정책 △부처 간 업무중복으로 인한 혼선 △예산부족 등도 로드맵을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전망이다. 유사·중복성이 높은 사업을 서로 연계·통합·조정하고 사업구조를 단순화·체계화하는 등 국가 R&D 사업구조를 중장기적으로 개편하는 것을 로드맵에 녹여내기로 했다. 또 국가 R&D 재원 여건을 고려한 전략 분야 중점기술 종합 투자 포트폴리오를 작성해 제시할 태세다.
정부는 이미 17개 중앙행정기관이 추진하는 중장기 R&D 계획 중에서 중복·상충·휴면중인 73개를 추슬러 중장기 비전으로 정리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예를 들면 정보통신부가 세운 △IT839전략(2004년∼07년) △IT839전략 기술개발 마스터 플랜(2004년∼2007년) △정보시스템통합(SI)산업 활성화 방안(2004년∼) △광대역통합망(BcN) 구축 기본계획(2004년∼2010년) 등 시기와 목표가 중복된 계획을 조정중이다. IT분야 전문인력양성방안·IT인력양성 종합계획·전파분야 인력양성기본계획(이상 정통부), 국가인적자원개발 기본계획(교육인적자원부), 이공계 인력육성·지원기본계획·여성과학기술인 육성지원에관한기본계획·국가기술혁신체계구축방안(이상 과기부), 국가재정운용계획(기획예산처) 등 정책 목표가 비슷한 계획들도 통합조정할 대상이다.
과기혁신본부가 조사한 결과, 이 같은 중복·상충·휴면 계획은 정보지식분야가 14개로 가장 많았다. 또 산업기술 10개, 인력양성 9개, 민간기술개발지원 5개 등을 손봐야 할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 수년간 R&D 투자확대과정에서 국가 차원의 정책목표에 따라 사업이 계획·추진되기보다는 정부 개별 부처에서 경쟁적으로 기획하고 추진하면서 총투자 규모만 늘려놓았으되 성과가 미약한 측면이 있다”면서 “결국 ‘국가 R&D사업 중장기 토털 로드맵’이 국가 R&D사업을 특성화·효율화하기 위한 미래 종합전략의 기본 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은용기자@전자신문, ey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