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4주년(5)]콘텐츠-모바일 솔루션 벤처

흔히 우리나라를 통신강국이라 말하지만 실제 산업 분야에서 기술을 이끌었던 사례는 드물다. 휴대폰의 핵심 칩에서부터 이를 운용하기 위한 솔루션까지 해외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높고 이로 인해 지출하는 로열티도 해마도 수조원을 훌쩍 넘어선다. 이런 모순의 해결 실마리를 제공하는 분야가 모바일 솔루션 분야다. 무선인터넷 솔루션, IP기반의 차세대 플랫폼, 무선인터넷 브라우저, 모바일 그래픽 솔루션 등을 중심으로 국내 기업들이 세계 무선 분야의 기술을 주도하는 사례가 속속 배출됐다.

 인트로모바일은 캐나다 최대 CDMA 이동통신사업자인 벨모빌리티와 미국 T모바일USA에 수백만달러의 기술료를 받는 조건으로 차세대 유무선 컨버전스의 핵심 솔루션인 다이내믹콘텐츠딜리버리(DCD) 플랫폼을 수출했다. 인프라웨어도 최근 모토로라, 교세라와이어리스 등과 무선인터넷 브라우저인 ‘임바이더’ 공급 계약을 한데다 삼성전자·LG전자의 수출용 휴대폰에도 브라우저를 공급하기로 했다. 세계 5대 휴대폰 메이커 중 3개사가 국산 솔루션을 탑재키로 한 것이다.

 모바일 솔루션 강국의 꿈이 단순한 기대만이 아니라는 증거는 이들 사례뿐만 아니다. 엑스씨이는 중국 3G 독자 표준인 ‘TD-SCDMA’ 특허를 보유한 현지기업 다탕모바일에 모바일 플랫폼 ‘XVM’을 공급하기로 했으며 네오엠텔은 우리나라로부터 수조원의 로열티를 걷어 간 퀄컴에 그래픽 솔루션을 공급, 역으로 로열티를 받는 성과도 거뒀다. 원천기술의 확보는 산업의 패러다임을 선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매우 큰 의미를 갖는다. 단순히 해외로 빠져나가는 로열티를 줄이는 것뿐 아니라 한 산업군의 세계 시장 기술 트렌드를 주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술 추격형에서 선진형 비즈니스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창석 인트로모바일 사장은 “향후 기업의 생존은 한발 빠른 기술 개발 노력을 통해 각 분야의 기술 리더십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렸다”면서 “모바일솔루션 분야는 휴대폰 뿐만 아니라 디지털컨버전스 영역으로 발전하고 있는만큼 각종 응용기술을 확보해 선진형 비즈니스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태훈기자@전자신문, taehun@

◇인프라웨어

 인프라웨어(대표 강관희 http://www.infraware.co.kr)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무선 소프트웨어 업체다. 외국기업의 공세 속에서도 무선인터넷 서비스 근간인 왑(WAP) 브라우저 시장을 지켜냈고 최근 방송·홈네트워크 등의 분야로 확장하는 성장 잠재력까지 충분히 갖췄다는 평가다. 인프라웨어의 주력은 지난 2001년 개발에 성공한 무선인터넷 브라우저 ‘임바이더’. PC용 브라우저처럼 모바일 기기에서 인터넷 접속을 지원하는 솔루션이다. LG텔레콤과 SK텔레콤에 잇따라 공급하며 사실상 국내 표준으로 자리잡았으며 최근에는 해외 시장 진출도 가속화하는 추세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내수용에 이어 수출용 휴대폰에도 왑브라우저를 공급키로 했으며 모토로라, 교세라와이어리스 등 해외 제조사들과도 공급계약을 했다. 세계 5대 휴대폰 제조사 가운데 3사를 뚫어내는 성과까지 거뒀다. 기존 국내 공급처뿐만 아니라 내수시장의 40∼50배에 이르는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점유율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인프라웨어는 최근 방송웹서비스(BWS)용 모바일 플레이어를 비롯, 지상파 데이터방송 표준 규격(ACAP)을 지원하는 디지털TV용 브라우저 ‘임바이더 iTV 에디션’도 선보이며 방송 분야로도 진출했다. 조만간 홈네트워크 장비에서 인터넷을 지원하는 브라우저 등 다양한 임베디드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휴대폰을 넘어 방송, 디지털 가전 분야로 무대를 넓혀가는 추세다. PC의 윈도처럼 임베디드 기기의 핵심 소프트웨어로 구동하는 왑 브라우저 기술을 기반으로 유비쿼터스 시대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다.

 

◇인트로모바일

 인트로모바일(대표 이창석 http://www.intromobile.com)은 국내보다 해외 시장에서 더 잘 알려진 모바일 소프트웨어 업체다. 2000년 설립 초기부터 끊임없는 기술혁신과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원천기술을 확보하며 해외 시장에서 기술료를 받는 국내 대표 모바일 솔루션 업체로 성장했다. 지난해 기록한 전체 매출(114억) 중 80% 이상이 해외에서 거둬들인 실적이다.

 인트로모바일의 주력 제품은 차세대 유무선 컨버전스의 핵심 솔루션인 다이내믹콘텐츠딜리버리(DCD) 플랫폼인 ‘인트로패드’다. 휴대폰 대기화면과 IMS 기술을 접목,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미리 찾아 전송해 주는 지능형 데이터 푸시 서비스다. 최적화된 개인화서비스가 가능하며 멀티미디어메시징서비스(MMS)와 e메일 등을 결합, 통합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인트로모바일은 최근 캐나다 최대 CDMA 이동통신사업자 벨모빌리티와 ‘인트로패드’ 공급 계약을 했으며 지난해는 미국의 T모바일USA에도 기술료만 500만달러를 받는 조건으로 솔루션을 수출했다. 현재 북미지역 2∼3개 사업자 외에 중국·일본·유럽·중남미 등지의 사업자와도 솔루션 공급형상을 진행 중으로 차세대 기술 표준을 사실상 주도하는 성과까지 기대된다.

 국제표준화기구인 OMA(Open Mobile Alliance)는 DCD 플랫폼 관련 표준을 내년초 발표할 예정으로 관련 기술 및 서비스 도입이 확대될 경우, 인트로모바일은 또 한번의 성장 기회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오텔

 지오텔(대표 이종민 http://www.geotel.co.kr)은 무선인터넷 표준 플랫폼 위피(WIPI)를 개발하며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텔레매틱스기기·셋톱박스·와이브로 단말·지능형 로봇 분야로 확장해 주목받는 업체다. 지난해 현대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의 텔레매틱스용 위피를 개발했으며 최근에는 모다정보통신·엠큐브웍스 등과 함께 IPv6 기반 융합단말 개발에도 착수했다. 또 휴대인터넷(와이브로)용 위피플랫폼 개발을 비롯, KTF의 심비안용 위피, 윈도모바일용 위피 개발 프로젝트까지 수주하며 차세대 단말의 핵심 기술인 플랫폼 기술을 한층 업그레이드시키는 추세다.

 지오텔은 매직엔·멀티팩·MSN 모바일·핌 등 KTF 사용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서비스를 체험해봤을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도 개발했다. 또 차세대 멀티미디어 왑(WAP) 브라우저인 ‘FUN’을 비롯, IPTV 셋톱박스용 브라우저 ‘펀 TV에디션’, VOD 솔루션과 과금 게이트웨이 등 모바일 서비스 인프라 기술도 다수 확보했다. 인프라-플랫폼-서비스로 이어지는 무선 인터넷 분야 핵심 기술을 모두 확보한 것이 지오텔의 장점이다. 지오텔은 지난 2003년 세계 최초로 MSN 모바일 서비스를 상용화한 것을 계기로 세계 두 번째로 MSN솔루션 개발 파트너로 선정되는 등 MS의 파트너로 세계시장 진출을 적극 모색중이다. MSN모바일 솔루션 수출로 기반을 다진 후 무선인터넷 플랫폼, IPTV 셋톱박스용 브라우저와 메시징 허브 플랫폼인 쿨샷 등 국내서 검증된 각종 모바일 솔루션 수출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모빌탑

 모빌탑(대표 김희석 http://mobiletop.co.kr)은 무선 업계에서 드물게 모바일 솔루션과 애플리케이션, 콘텐츠 개발, 단말기 기획까지 무선과 관련된 전 영역의 기술을 갖고 있는 것이 강점이다. 지난 99년 설립 이후 삼성전자·KTF 등의 협력업체로 활동하며 국내 무선인터넷 시장의 성장을 이끈 주역이다.

 지난 2000년 세계 최초로 바이너리 다운로드 방식의 모바일 플랫폼인 ‘MAP’을 내놓은 것을 시작으로 휴대폰 외에 MP3플레이어·PMP·PDA 등에 연동할 수 있는 모바일 미들웨어인 ‘X-Clew’까지 개발하며 유비쿼터스 시대를 대비한 플랫폼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여러 기술 중에서도 데이터 동기화 솔루션은 모빌탑의 간판이다. PC와 휴대폰을 연동하는 싱크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전체 매출에서 25% 이상을 달성할 만큼 핵심 동력으로 육성중이다.

 최근 싱크 솔루션 기술을 확장, 무선으로 휴대폰을 원격관리하는 단말관리(DM) 솔루션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또 모바일 디지털저작권관리(DRM) 시스템과 IP멀티미디어서브시스템(IMS) 솔루션 분야에도 진출하며 차세대 모바일 솔루션 시장 선점을 위한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휴대폰 분야에서 확보한 다양한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모빌탑은 무선인터넷 서비스 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초고속 무선네트워크 도입, 망개방 확대 등에 따라 무선도 기존 유선 인터넷 못지 않은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미 확보한 플랫폼과 콘텐츠에 향후 사용자 중심의 커뮤니티를 접목하는 형태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엑스씨이

 엑스씨이(대표 김주혁 http://www.xce.co.kr)는 중국 3세대(G) 이동통신서비스 시장을 기술력으로 뚫어내 주목받는 업체다. 지난 3월 중국 3G 독자 표준 ‘TD-SCDMA’ 특허를 보유한 현지기업 다탕모바일과 무선인터넷 접속기술 및 모바일 플랫폼 ‘XVM’을 독점 공급하는 계약을 했다. 중국의 차세대 이동통신 솔루션 및 콘텐츠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계기라는 점에서 엑스씨이의 기업가치를 몇배 높인 성과라는 평가다.

 엑스씨이는 SK텔레콤 사내 벤처로 출발해 2000년 3월 독립 법인으로 설립된 무선 인터넷 솔루션 전문 기업이다. 세계 최초로 휴대폰 기반 자바 플랫폼 상용화에 성공했으며 무선 인터넷 표준 플랫폼인 위피 제정에 맞춰 SK텔레콤용 위피 자바 플랫폼도 개발했다. 또 모바일 싸이월드, 네이트 드라이브, 네이트온 등 각종 무선인터넷 서비스도 선보였다. 국내서 안정된 성장 기반을 닦은 엑스씨이는 최근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2002년 4월 이스라엘 펠레폰사에 자바 플랫폼인 ‘XVM’을 공급한 것을 시작으로 대만·중국 등 세계 시장으로 활동 무대를 넓혀가고 있다. 독일 지멘스, 미국의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와 나조미, 유럽 최대 이통사 보다폰 등에도 자바 기반 플랫폼 기술을 공급했다. 엑스씨이는 사명인 ‘eXtended Computing Environment’(확장된 컴퓨팅 환경)에 걸맞게 휴대폰뿐만 아니라 MP3플레이어·휴대형멀티미디어플레이어 등에도 플랫폼을 공급하며 사업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