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예상되는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서도 한국과 대만 간 격돌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에 따라 한국과 대만 간 평판디스플레이(FPD) 주도권 경쟁이 LCD에 이어 AM OLED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OLED 포털 OLEDNET을 운영하는 모디스텍(대표 이충훈)이 18일 라마다 프라자 제주 호텔에서 주최한 ‘OLED 리더스 포럼 2006’에 참석한 대만 치메이옵토일렉트로닉스(CMO)의 이석운 기술총감은 자사의 AM OLED 양산 로드맵을 공개했다.
대만 LCD 2위 기업 CMO가 AM OLED 양산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기술총감은 이날 “CMO는 오는 4분기 QCIF급(176×220) 2.0인치와 QVGA급(240×320) 2.8인치 AM OLED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라며 “2.0인치와 2.8인치는 각각 휴대폰 및 스마트폰을 타깃으로 한다”고 말했다. 이어 “CMO의 기존 LCD 생산 라인(팹 1)을 활용, 저온폴리실리콘(LTPS) 방식으로 양산에 돌입할 방침”이라며 “초기 양산 규모는 월간 기준으로 7만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CMO에 앞서 삼성SDI와 LG필립스LCD가 오는 4분기 AM OLED 양산 방침을 확정한 가운데 CMO의 이 같은 방침은 AM OLED 경쟁 구도를 한국과 대만의 국가 간 경쟁으로 확대하는 동시에 다자간 경쟁 구도를 예고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대만 LCD 1위 기업 AU옵트로닉스(AUO)가 지난 상반기를 기점으로 AM OLED 사업을 포기한 것과 달리 CMO가 AM OLED와 관련, 공격적 전략을 채택했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오는 4분기를 기점으로 삼성SDI와 LG필립스LCD, CMO가 모두 AM OLED 양산체제에 돌입, AM OLED 저변 확대는 물론이고 LCD와의 본격적인 FPD 시장 주도권 각축전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기술총감은 “4분기 AM OLED 양산을 시작으로 오는 2007년에는 QVGA급 2.2인치 및 3.5인치는 물론이고 WQVGA급(480×272) 4.3인치를 양산, 제품군 다각화를 실현할 방침”이라며 “이를 통해 PDP와 PDA, GPS 수신기 등 다양한 휴대형 기기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MO가 AM OLED 진입을 공식화한 가운데 이날 포럼에 참석한 인사들은 화질과 색재현성·응답속도·시야각 등 특성과 고선명·슬림화 등 FPD 성능 및 디자인 변화 요구에 최적화할 수 있는 제품이 AM OLED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와 함께 AM OLED 제조 공정에서의 효율성 제고 및 원가 경감 등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송준혁 삼성SDI 차장은 “소비자의 모바일 기기 선택 기준이 고성능·다기능에서 하이터치로 변모하고 있는데다 모바일 기기가 소비자 각자의 자기표현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AM OLED가 장착되는 기기는 이 같은 소비자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최적·최상의 제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머스 크루그 AKT 생산담당 매니저는 “현재 15%에 불과한 AM OLED 재료 사용률을 50%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리드 타임을 1분 이내로 줄이는 게 성공적인 AM OLED 양산의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제주 = 김원배기자@전자신문, adolf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