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톱박스 시장은 ‘제3의 르네상스 시대’를 맞고 있다.
디지털 방송의 고선명(HD) 전환, IPTV 방송 개막, 케이블TV 디지털 전환 등 급격한 방송환경 변화에 따른 굵직굵직한 장비 수주 프로젝트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90년대 초·중반 아날로그 셋톱박스, 2000년 초반 디지털 셋톱박스 등으로 이어진 셋톱박스업계 최대 호황기가 올 하반기부터 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선 방송의 HD 전환은 셋톱박스 시장의 빅뱅을 불러올 전망이다. 흑백 방송이 컬러 방송으로 교체되며 TV산업이 급팽창했듯, SD급 방송에서 HD급 방송 전환도 똑같은 효과를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HD방송이 보편화되면 전 세계 TV 보급대수와 맞먹는 HD 셋톱박스 교체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주요 셋톱박스업체는 HD방송 전환이 급류를 타고 있는 유럽에서 장비공급 계약을 성사시키고 있다. 휴맥스는 최근 영국 BBC, 이탈리아 라이에 등 유럽 주요 공영방송에 MPEG4 기반 지상파 HD셋톱박스를 공급했으며, 홈캐스트도 미디어막·유로닉스 등 유럽 현지 유통사를 통해 MPEG4 기반 위성 HD셋톱박스 시판에 나섰다. 가온미디어도 MPEG4 기반 HD 셋톱박스를 개발, 유럽지역 방송사업자와 막바지 공급 협상을 벌이고 있다.
IPTV 셋톱박스와 케이블TV용 디지털 셋톱박스도 ‘신성장 엔진’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나로텔레콤에 이어 KT·LG파워콤 등이 올 연말부터 IPTV서비스에 가세하면 IP셋톱박스 수요는 국내에서만 매년 100만대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통신업체들의 장비 발주도 이어져 그동안 연구개발에만 투자해온 IP셋톱박스가 ‘캐시카우’로 떠오를 전망이다.
올해부터 가시화된 케이블TV의 디지털 전환 역시 최고 1000만대에 이르는 셋톱박스 교체 수요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임화섭 가온미디어 사장은 “셋톱박스 시장은 ‘트리플(triple) 호재’로 올 연말을 기점으로 최대 호황기를 맞을 전망”이라며 “넘쳐나는 수요에 대응할 부품 수급 문제를 걱정해야 할 처지”라고 말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휴맥스
휴맥스(대표 변대규 http://www.humaxdigital.com)는 디지털홈을 구현할 핵심분야인 컨버전스 가전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가족 고객이 디지털 콘텐츠를 쉽고 편리하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한 플랫폼의 구현 및 공급이 목표다.
위성·케이블·지상파 셋톱박스를 비롯해 IP STB·PVR·HD·HD+PVR 복합제품 등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셋톱박스 관련 제품들이 휴맥스 기술의 결정체다.
또한 셋톱박스 기술의 발전을 통해 공급되는 셋톱박스 내장형 디지털TV, 디지털오디오 단말기 등에서 기술력을 입증받았다. 나아가 한 발 앞선 고부가가치 제품 출시와 구성으로 신기술 트렌드와 고객 요구에 부응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세계 최초로 푸시 VOD 기능 구현 셋톱박스 복합형 PVR를 출시했고 지난 해 3월에는 디지털 지상파 튜너와 PVR기능이 내장된 32인치 디지털 LCD TV를 내놓았다. 또 유럽방식의 MPEG4/H.264기반 HD 셋톱박스를 세계처음으로 개발·양산 공급하고 있다.
휴맥스는 연구개발 단계부터 완벽한 품질을 추구하기 위한 프로세스의 정립과 실행, 6시그마의 개념과 방식을 효과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제조분야와 사업부의 활동 등과 함께 이를 위한 각종 프로세스 정립활동과 품질경영시스템 구축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변대규 사장은 품질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문화구축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으로 4월 품질경영부문을 사장직속으로 확대, 개편하고, 품질에 대한 인식과 눈높이 제고, 개인 및 조직역량 강화를 위한 프로세스 정립과 품질교육에 힘쓰고 있다.
변 사장은 “휴맥스는 글로벌 가전(CE)브랜드를 비전으로 하여 금년도 경영방침을 사업안정화와 품질경영의 두 축에 두고, 85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라며 “셋톱박스 사업부는 케이블 사업기회 확대 및 HD시장 선점을, 디지털TV는 브랜드 포지셔닝 확립, 포터블 디바이스(DAB)는 미국시장에서의 확고한 입지 구축에 목표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홈캐스트
홈캐스트(대표 신욱순 http://www.homecast.net)는 설립 5년 만인 지난해 매출액이 1200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전 세계 약 6조원 시장 규모로 매년 13% 이상 성장하는 셋톱박스 시장에서 이미 판매량만으로도 세계 13위를 차지했다. 3월에는 독일 유력 언론에서 우수제품 1위로 선정되는 등 향후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성장성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셋톱박스의 핵심기술인 CAS 라이선스는 전 세계 8개 CAS 라이선스 중 6개를 확보하고 있으며 꾸준한 기술개발과 지속적인 R&D 투자에 힘입어 양방향(MHP)·개인영상 재생기(PVR)·고선명(HD)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모두 가지고 있다.
올해에는 그간 방송통신 기술분야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통해 개발한 DMB·PMP 일체형 ‘티버스(TVUS)’ 브랜드 개발을 계기로 DMB 부문까지 사업 영역을 포함하게 됐다. 향후 홈서버·홈네트워크까지 영역을 넓힐 방침이다.
티버스는 4.3인치 와이드 화면으로 지상파 DMB 수신기능을 내장해 영상 7개 채널과 오디오 11개 채널 등 지상파 방송을 시청할 수 있으며 AVI 코덱뿐 아니라 WMV 등 대부분 멀티미디어 파일을 재생할 수 있다.
현재 인터넷을 통해 펌웨어 업그레이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CS 센터를 개설하여 제품의 사후관리에도 힘쓰고 있다. 또 강남구청 인터넷 강의 등 다양한 교육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지원하고 있다. 홈캐스트는 향후 내비게이션 및 와이브로 등 다양한 컨버전스 기능이 추가된 후속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신욱순 사장은 “기존의 디지털 셋톱박스 수출로 구축한 해외 유통망을 적극 활용해 내수시장뿐 아니라 유럽·아시아 등으로의 시장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라며 “그간 방송통신 기술 분야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통해 DMB 및 PMP 시장에서 선점하겠다”고 말했다.
◆가온미디어
가온미디어(대표 임화섭 http://www.kaonmedia.com)는 올해 상반기 신규 방송사업자시장 매출이 하반기로 밀리는 등의 이유로 부진했지만 하반기 특히 4분기 이후의 실적은 크게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유는 최근 잇따르고 있는 하이엔드급 디지털 셋톱박스 수주 러시에서 찾을 수 있다.
8월 이후 사우디아라비아와 94억원 MHP 셋톱박스 공급계약, 스카이라이프로 MHP 셋톱박스 70억원어치 추가 수주(총 210억원), 핀란드와 101억원 규모 PVR 셋톱박스 공급계약, 얼마 전 노르웨이와 512억원어치의 HD 및 PVR 셋톱박스 공급계약 등 굵직한 수주 랠리를 이어 나가고 있다.
올해 가온미디어는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성장을 견인해 나갈 수 있는 미래 성장동력 및 원가 경쟁력 확보, 강력한 시스템화를 구축했다. 우수 연구개발 인력을 지난해 40명에서 70명 수준으로 대폭 확충하고 전 세계 주요 거점별로 생산공장 및 물류센터를 확보하는 등 기반을 다졌다. 방송사업자 시장 공략을 위해 방송수신제한시스템(CAS) 라이선스를 업계 최다 수준인 8개까지 확보했다.
지속적으로 방송사업자 매출 비중을 높이는 전략을 취해 NDS 기반의 CAS방식과 방송사업자용 PVR 제품으로 국내시장에서는 스카이라이프, 해외시장에서는 북유럽 방송사업자 시장을 중심으로 방송사업자 시장을 넓히고 있다. 올해 전체 매출의 60%를 방송사업자 시장에서 달성하고 내년에는 그 비중을 70% 수준까지 올릴 계획이다.
가온미디어의 향후 주력제품은 MPEG 4, H.264기반의 HD PVR과 하이브리드 IP 셋톱박스다. 이들을 양대 축으로 비즈니스를 집중시켜 나갈 계획이다. 특히 하이브리드 IP 셋톱박스는 기존의 위성방송이나 케이블방송, IPTV 시청이 가능한 IP 셋톱박스로 내년 1분기 양산을 목표로 인텔과 협력해 공동 개발중이다.
임화섭 사장은 “가온미디어는 기존의 IP 셋톱박스와는 차별화된 진화한 IP 셋톱박스의 모습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