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미래 통신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한 ‘4G’ 전쟁중에 있다.
표준 기술 개발 경쟁에서 뒤떨어지면 결국 미래 산업 육성에서도 낙오자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통화권의 영역이 국경을 넘나드는 차세대 통신 환경을 고려할 때 4G 표준을 주도한다는 것은 이전 3G에서의 파급력과는 또 다른 차원의 상황이 연출된다.
현재 4G 기술은 ‘IMT-어드밴스드(advanced)’라는 명칭으로 통일됐으며 내년에는 주파수 대역을 결정하고 2009년까지 표준화 작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3년 앞으로 다가온 4G 표준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전 세계의 치열한 주도권 경쟁은 이미 시작된 것이다.
◇한국, 4G 표준화 분야에서 두각=우리나라는 이미 3세대이동통신국제표준화회의(3GPPs), 국제이동통신표준화연합(OMA), 와이맥스포럼이사회 등에서 활동이 두드러지고 있다.
또 4G 기술로 넘어가기 위한 기반 기술로 우리나라가 제안한 ‘와이브로’가 모바일와이맥스(IEEE802.16e) 표준의 프로파일로 받아들여졌다. 3.5∼4G시대 세계 이동통신 산업의 주도권 확보 경쟁에서 한발 앞서가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에는 삼성전자가 정지시 1Gbps, 이동시 100Mbps 전송 속도로 끊김 없이 데이터를 송수신하는 차세대 통신 기술도 시연했다. 1Gbps의 전송 속도는 MP3 음악파일 100곡을 2.4초에, CD 1장짜리 영화 1편을 5.6초에, 그리고 20M급 HDTV 방송도 12.5초에 전송받을 수 있는 속도다. 삼성은 이를 4G 기술로 명명했다.
삼성전자의 이번 시연 성공으로 오는 2010년 상용화를 앞둔 4G 기술 표준화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됐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당장 내년 말로 예정된 국제전기통신연합 차세대이동통신협력체(ITU-R WP8F)의 4G 주파수 결정에서도 적잖은 영향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4G 주도권 경쟁, ‘이제 시작’=지금까지의 성과는 시작에 불과하다. ‘최초’가 ‘최선(전세계 보급)’을 보장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기술 주도권을 살려 표준을 주도하고 세계화에 성공해야만 진정한 4G 주도권을 확보, 차세대 통신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주변 상황도 자만하거나 방심할 수 없다. 이동통신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전 세계 국가 및 업체들간 표준화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실제 유럽에서는 유럽전기통신표준화기구(ETSI)가 중심이 돼서 4G 기술 개발에 앞장서고 있고, 아태지역에서도 아시아·태평양전기통신협의체(APT) 산하 무선포럼(AWF)에서 3·4G 등 무선통신시스템의 서비스 확장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4G 표준화 경쟁에서 앞서 나가기 위해서는 한발 앞선 기술 개발이 필수”라며 “동시에 전 세계 강자들과의 전략적 제휴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기술 개발은 단독으로 할 수 있지만, 표준화는 혼자 힘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홍기범기자@전자신문, kbh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