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KTF가 기존 2세대(CDMA) 및 3세대 이동통신(WCDMA/HSDPA)을 동시에 수용하는 듀얼밴드듀얼모드(DBDM) 단말기를 더는 출시하지 않거나 기종 수를 대폭 줄이기로 했다. 대신 내년 상반기 상용화 예정인 3세대 전용 싱글밴드싱글모드(SBSM) 단말기 공급에 주력하는 등 하반기에 대대적인 시장 활성화에 나설 예정이다.
SBSM 단말기가 부상하면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2세대에서 3세대로 급속히 전환하는 것은 물론이고 사업자들의 가입자 유치경쟁 구도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F는 지난 상반기 상용화에 맞춰 출시한 2·3세대 겸용 DBDM 단말기 기종수를 현재 2∼3종 수준에서 동결하고, 내년 상반기 등장할 SBSM 단말기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SK텔레콤과 KTF의 이 같은 계획은 두 회사 모두 내년 상반기 조기 전국망 구축 및 SBSM 단말기 출시를 확정한 상태에서 고비용에다 기종수가 제한돼 있는 DBDM 단말기 수급 부담을 이어갈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그동안 삼성전자·LG전자에서 각각 출시한 DBDM 단말기는 국내용으로, 출고가만 70만원대인데다 기술적 안정성도 미흡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에 전용 SBSM 단말기는 세계적으로도 상용화된 기종이 많은데다 내년 상반기면 40만원대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돼 대중화의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이에 앞서 SK텔레콤은 현재 3종에 이르는 2·3세대 겸용 DBDM 단말기를 연내 6종까지, KTF는 2종의 단말기를 4종까지 각각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KTF관계자는 “어차피 전국망이 깔리기 전까지는 본격적인 마케팅이 어렵기 때문에 DBDM 단말기 추가 조달 계획을 아예 중단하기로 했다”면서 “내년 하반기부터는 SBSM 단말기를 통해 3세대 시장이 크게 열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당장 내년부터 3세대 이동통신 사업허가 조건 가운데 하나인 DBDM 단말기 의무화 조항은 사실상 무의미해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40만원대 SBSM 단말기가 내년 상반기 출시되면 기존 가입자 경쟁구도에도 커다란 변화를 가져 올 전망이다. 현행 보조금 관련 법은 와이브로와 3세대 단말기에 한해 규제가 전혀 없어, SK텔레콤·KTF가 SBSM 단말기를 통해 가입자 유치에 적극 나설 경우 시장파괴력이 클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한편 KTF는 내년 말부터 기존 2세대 망을 점진적으로 철거한다는 계획이어서 전국 군단위 이하 지역에서 KTF의 망을 빌려쓰는 LG텔레콤은 통화품질 확보라는 난관에 봉착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LG텔레콤은 조만간 SK텔레콤의 800㎒ 대역 2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에 대해 ‘로밍 의무화’를 본격 제기하고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