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4주년(4)]한국 표준을 세계 표준으로-디스플레이

 지난해 4월 삼성전자는 7세대 라인(1870×2200㎜)에서 세계 최초로 40인치 LCD 패널을 출하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올해 1월 2번째 7세대 라인에서 40인치 LCD 패널 양산을 개시, 40인치 LCD 표준화를 위한 행보를 본격화했다.

 LG필립스LCD 또한 올해 1월 7세대 라인(1950×2250㎜)에서 42인치 LCD 패널 양산에 돌입, 대형 LCD 표준화를 위한 출사표를 던졌다.

 이처럼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가 각각 40인치와 42인치를 주력으로 LCD 표준화 경쟁에 돌입한 가운데 대만 AU옵트로닉스(AUO)와 치메이옵토일렉트로닉스(CMO)가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CMO는 당초 계획대로 42인치에 주력하고 있는 반면 AUO는 40인치와 42인치를 동시 생산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AUO의 이같은 입장 선회는 표준화를 선도하지 못한 데 따른 필연적인 결과로 삼성전자 및 LG필립스LCD와 비교, 원가 경쟁력은 물론이고 투자 효율성에서 절대로 우위를 점할 수 없다. 즉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가 고부가가치 TV용 LCD 패널 시장에서 표준화 경쟁을 선도하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현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가 LCD 원조 일본과 후발 주자 대만을 따돌리고 수년간 전세계 LCD 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던 이유는 경쟁 기업에 앞서 혹은 시장 경쟁을 통해 표준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표준화는 기업의 생존과 직결된다. 표준화는 곧 시장 선점 및 장악을 통한 고부가가치 창출, 수익 극대화, 차세대 투자 우위 등 일련의 기업 활동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 철저한 시장 및 제품 분석, 시의 적절한 투자를 통해 표준화에 성공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명암은 엇갈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표준화에 성공하는 기업은 시장 주도권을 장악, 프리미엄을 차지하고 미래 시장 개척을 위한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는 반면 표준화를 선도하지 못하고 기업은 시장 선점 및 헤게모니 장악 실패는 물론이고 선두 주자에 이어 언제나 2류에 머물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는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가 LCD 매출과 출하 부문에서 대만 AUO 및 CMO를 제치고 줄곧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사실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가 사활을 걸고 40인치, 42인치 표준화에 전력투구하는 이유다. 비록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가 40인치, 42인치로 갈려 표준화 각축전을 전개하고 있지만 과거 노트북과 모니터 LCD 표준화에 경험에 비추어볼 때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간 대형 LCD 자웅을 가리기 위한 치열한 경쟁은 궁극적으로 ‘한국이 만들면 표준’이라는 등식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건일기자@전자신문, ben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