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팅 하드웨어 업체가 ‘올인원(All-in-One)’ 제품으로 시장 창출에 나서고 있다. 성능을 개선하거나 새로운 기능을 갖춘 신제품이 아닌, 기존 제품 중 널리 쓰는 기능을 하나로 묶어 구현한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는 것. 서버와 스토리지를 한 박스 형태로 만든 하이브리드 시스템, iSCSI FC SATA를 모두 지원하는 스토리지가 대표적이다.
◇하드웨어 융·복합화 바람=한국HP는 최근 iSCSI SAN, NAS, 데이터보호와 관리소프트웨어까지 모두 통합한 스토리지 ‘스토리지웍스 AiO 스토리지 시스템’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5∼10회 클릭만으로 마이크로소프트 익스체인지 스토리지 설정이 가능하고 NAS 형태로 파일도 공유할 수 있다.
제품 발표차 방한한 패트릭 아이튼비클러 HP 마케팅총괄 이사는 “이 제품은 기존 스토리지로는 구분할 수 없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한국썬은 서버·스토리지 구분이 모호한 신형 서버 ‘썬파이어 X4500’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4U 랙에 웬만한 단일 스토리지 용량을 뛰어넘는 24테라바이트(TB) 규모 디스크를 장착한 하이브리드형 시스템.
국산업체인 이슬림코리아도 최대 12TB까지 지원하는 서버 ‘eSlim CS-5124’를 내놓았다. 넷앱코리아는 SAN과 NAS 통합 스토리지를 꾸준히 선보인 데 이어 최근에는 NAS, SAN은 물론이고 가상테이프라이브러리(VTL)와 보안 솔루션까지 한 박스로 구현된 ‘니어스토어 VTL’을 출시했다.
한국EMC·후지쯔 등은 고가인 파이버채널(FC) 방식뿐만 아니라 저가인 SATA 방식 디스크를 혼재해 장착할 수 있도록 한 대형 스토리지를 선보였다.
◇중소기업이 타깃=통합 제품은 주로 가격에 민감한 중소기업이 판매 대상이다. 이들은 다양한 제품을 구비하기 어렵거나 사용하는 데이터 용량이 적어 통합 제품을 사용해 좀더 저렴하게 전산 장비를 갖춰 놓는다.
김민아 한국EMC 차장은 “파일 공유를 위해 NAS를 도입했지만, iSCSI로 마이크로소프트 SQL이나 익스체인지 등 블록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SAN 기반으로 운용해야 하는 업체가 주로 iSCSI, NAS 통합 제품을 찾는다”고 말했다.
한국HP도 ‘스토리지웍스 AiO 스토리지 시스템’ 가격을 500만원대로 책정하는 등 철저하게 중소기업 시장을 타깃으로 삼았다.
한국HP 측은 “이 제품 출시로 중소기업 시장 점유율이 1∼2% 이상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종윤 이슬림코리아 마케팅 담당은 “서버-스토리지 하이브리드형 제품은 대용량 콘텐츠 관리와 백업 요구가 급격하게 늘어난 포털업체들이 주로 찾는다”고 설명했다.
◇트레이드 오프도 고려해야=대형 고객 사이에는 통합 제품이 편리하기는 하지만 안정성은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통합 제품은 각 특성에 최적화된 제품 성능보다 다소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후지쯔 측은 “대형 고객도 한 시스템에서 1, 2차 스토리지를 나눠 중요한 데이터는 FC 디스크에, 중요하지 않는 데이터는 SATA 디스크에 저장한다”며 “융·복합화는 추세”라고 밝혔으며 넷앱코리아 관계자도 “하나의 장비에서 설정에 따라 IP SAN, NAS, SAN을 구현할 수 있으면 장비 낭비 요소가 줄어 총소유비용을 절감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근 한국썬 전무는 “가격과 편리성을 모두 고려한 융·복합화 제품, 올인원 제품을 계속 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