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대표 한준호)과 누리텔레콤(대표 조송만)이 공동으로 필리핀 전기 원격검침(AMR) 사업에 진출한다. 전기분야에서 한전과 중소기업이 함께 해외에 진출하는 사업 모델로, 국내 원격검침기술의 본격적인 수출 확대를 위한 중요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한전과 누리텔레콤은 필리핀 전력수용가 IT시범사업에 대한 공동 대응 계약을 체결하고 필리핀 현지 마닐라전력회사(MERALCO)를 포함한 4개배전회사 수용가 2515호(고압 315호, 저압2200호)에 원격검침시스템을 시범 설치한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산자부 전력산업기반기금에서 예산을 배정해 개발된 프로젝트로 한전과 누리텔레콤이 제품 공급업체로 참여하는 방식이다. 소요예산 총 10억원 가운데 6억5000만원은 전력산업기반기금의 국제협력사업 예산에서 충당되며 나머지는 필리핀과 한전, 누리텔레콤 등이 나눠 부담할 예정이다.
산자부는 전력분야 중소기업 수출 진흥을 위해 전력산업기반 기금을 통해 한전과 중소기업의 동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다양한 사업을 검토해왔고 이번에 첫 결실을 맺게됐다. 한전과 누리텔레콤은 이번 필리핀 원격검침 시범 사업을 향후 확대될 필리핀 원격검침 본사업 선점의 기회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한전은 현지 배전회사와 이번 시범사업이 성공적으로 끝날 경우 AMR수용가로 확대 추진하기로 하는 양해각서를 체결, 향후 진행될 AMR사업에 대한 우선권을 확보했다.
정병걸 누리텔레콤 원격검침 사업담당 이사는 “필리핀에 국내 AMR이 적용되면 한 개 시스템을 설치할 경우 향후 후속확장 작업을 할 때도 동일기기를 써야하기 때문에 필리핀에서 수요는 크게 확대될 것”이라며 “특히 누리텔레콤은 올해 노르웨이, 멕시코, 필리핀 등 3개국에 잇따라 자사의 원격검침 시스템을 수출하는 사업성과를 거둔데다 이번 필리핀에서 한전과 협력하면서 해외 원격검침 사업에 날개를 달게 됐다”고 밝혔다.
마닐라전력회사(MERALCO)는 450만호의 수용가를 보유한 필리핀 최대 배전회사로, 그 동안 높은 배전 손실률을 줄이기 위해 AMR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승규기자@전자신문, se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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