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를 타깃으로 한 LCD 유리기판 조달 구도가 이르면 올해 말부터 다국적 기업간 경쟁으로 확대·재편된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일 합작기업인 파주전기초자(PEG)에 이어 지난 해 독일과 일본간 합작으로 설립된 쇼트 구라모토 프로세싱 코리아(이하 쇼트 코리아)가 연말부터 한국에서 생산을 본격화한다.
이에 따라 사실상 삼성코닝정밀유리가 독점하고 있는 LCD 유리기판 시장에서 다국적 기업의 행보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와 미국 코닝간 합작 기업인 삼성코닝정밀유리는 삼성전자 유리기판 소요량의 약 80%, LG필립스LCD 소요량의 약 50%를 공급하고 있다.
이번에 출사표를 던진 독일 쇼트와 일본 구라모토 세이사쿠의 합작사 ‘쇼트 코리아’는 유리기판 조달 규모와 시기 등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면서도 “내년 2월 유리기판 공장 준공식을 거행하고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지난 해 11월 충북 오창에서 유리기판 가공공장 기공식을 거행한 쇼트 코리아가 준공 시점을 구체적으로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통상 양산 개시 이후 3∼4개월 가량의 안정화 기간을 거쳐 준공식을 거행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쇼트 코리아의 LCD 유리기판 최초 공급 시점은 이르면 10월 혹은 11월로 예상된다. 5∼7세대 유리기판을 공급하게 될 쇼트 코리아의 초기 양산 규모는 월 6만장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LG필립스LCD와 일본 NEG가 합작·설립한 파주전기초자(PEG)는 지난 6월 파주 디스플레이클러스터에서 준공식을 거행, 본격적인 양산 체제로 전환했다. PEG는 지난 2월 LG필립스LCD의 7세대 규격 (1950㎜×2250㎜) 유리기판을 기준으로 월 6만장 규모의 라인 가동을 시작했다. 특히 PEG는 LG필립스LCD와 NEG가 합작 당시에 LCD 유리기판 수요 확대에 맞춰 라인을 증설하기로 합의한 데다 LG필립스LCD가 7세대 라인 양산 규모를 당초 4만 5000매에서 연말까지 월 7만 5000매로 확대할 예정인 만큼 라인 증설도 기대된다.
일본 아사히글라스 및 한국전기초자가 합작한 아사히글라스파인테크노한국(AFK)이 오는 2008년까지 3단계에 걸쳐 6억 달러 규모의 추가 투자를 예고한 가운데 PEG와 쇼트코리아 등 후발 주자의 유례없는 도전에 직면한 삼성코닝정밀유리가 압도적 우위를 재생산할 지, 시장 판도 변화을 꾀하는 후발 주자가 성과를 거둘 지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김원배기자@전자신문, adolf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