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온라인게임의 역사를 말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게임이 있다. 엔씨소프트에서 97년 서비스를 시작해 현재까지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리니지’가 그것. ‘리니지’는 서비스되면서부터 온라인게임의 교과서로 자리를 잡았다.
‘리니지’가 비록 최근 출시되고 있는 게임들에 비해 그래픽적인 면에서는 떨어지지만 게임성은 아직까지도 따라갈 게임이 없다고 할 정도로 뛰어나다. 특히 ‘리니지’의 혈맹시스템에서 비롯된 커뮤니티는 현재까지도 이어질 정도로 끈끈한 유대감을 자랑한다.
‘리니지’가 10여년이 가까이 철옹성을 자랑하며 유저들의 사랑을 받아온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 온라인게임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 언리얼 엔진을 착용한 게임이 등장했고 그래픽에서도 획기적으로 발전했다. IT세계에서 경쟁상대에 비해 떨어지는 기술력은 곧바로 시장에서 실패를 의미한다. 하지만 ‘리니지’는 꿋꿋이 살아남았고 예나 지금이나 국민게임으로 유저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이처럼 ‘리니지’에 대한 유저들의 각별한 애정은 게임성에도 이유가 있지만 초기 척박했던 시장에서 진행한 마케팅도 한 몫을 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를 서비스하면서 처음으로 게임마케팅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게임에 마케팅을 도입한 것이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는 초기 온라인게임이라는 단어가 생소했던 게임 시장에서 뿌리를 내릴 수 있었다.
게임마케팅을 처음 시작했던 엔씨소프트는 ▲고객감동 ▲PC방 조직 운영 ▲커뮤니티 활성화 등에 초점을 맞춘 ‘리니지’ 마케팅을 창조했다.
게임을 서비스하는 것 만큼 중요한 것이 유저들의 불만을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 엔씨소프트의 철학이다. 이 때문에 업계 처음으로 고객지원센터가 설립됐고 유저들은 이를 통해 온라인상에서 발생하는 민원을 처리할 수 있는 공간을 가질 수 있었다.
특히 ‘리니지’가 처음 서비스됐을 당시 유저들은 인터넷을 통해서도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 매료, 폭발적으로 동시접속자수가 늘어나면서 서버 다운이 자주 발생했다. 서버 기술력이 뛰어나지 않았던 당시 유저 폭주는 서버다운이라는 공식이 만들어질 정도였다. 때문에 유저들의 불만은 극에 달했고 이로 인한 피해도 만만치 않았다.
엔씨소프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고객지원 센터를 운영했다. 당시 게임을 서비스하는 개발사를 상대로 불만을 털어놓을 공간이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마케팅 방법중 하나였다.
이와함께 가장 눈에 띄는 마케팅 방법은 PC방 공략이었다. 현재는 PC방보다는 가정집에서 게임을 즐기는 유저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리니지’가 서비스되던 초기에는 가정집의 경우 일반 랜선이 깔리지 않았다. 때문에 엔씨소프트는 ‘리니지’의 보급력을 높이기 위해 랜이 도입된 PC방 공략에 나섰다.
우선 PC방이 밀집돼 있던 신촌 주변의 PC방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또한 PC방 관련 협회와도 적극적인 커뮤니티를 하며 PC방에서 ‘리니지’가 서비스될 수 있도록 했다. 이같은 마케팅은 대성공을 거뒀고 결국 전국에 산재해 있는 PC방에서 ‘리니지’를 만날 수 있게 돼 유저들이 한결 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것이다.
PC방 공략에 이어 엔씨소프트가 추구한 마케팅 정책은 커뮤니티였다. 게임상에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것이 주된 골자였다. 이를 위해 엔씨소프트는 게임상에 ‘혈맹’이라는 커뮤니티를 조성했다. 당시 ‘혈맹’에 가입했던 유저들이 지금까지도 그 혈맹에서 게임을 할 정도로 ‘리니지’의 혈맹시스템은 단단하고 끈끈하다.
엔씨소프트는 ‘혈맹’을 단단한 커뮤니티로 활성화시키기 위해 ‘혈맹’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만들었고 ‘혈맹’ 중심의 이벤트를 꾸준히 개최했다. 특히 게임상에서 ‘혈맹’에 가입했을 경우 여러가지 혜택을 주는 등 유저들의 혈맹 가입을 유도했다. 또한 ‘혈맹’ 군주와 커뮤니케이션 창구를 개설, 꾸준히 유저들의 요구사항을 듣는 등 유저 중심의 게임을 만드는 마케팅을 전개했다.
이같은 초기 마케팅으로 ‘리니지’는 시장에서 오랫동안 사랑받는 게임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최근 엔씨소프트는 ‘리니지’의 마케팅에 변화를 주고 있다. 이미 10여년이 된 만큼 기존과 다른 마케팅을 고민중이다. 엔씨소프트는 앞으로도 꾸준히 ‘리니지’만의 마케팅을 전개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유저들로부터 영원히 사랑받는 게임으로 남겨지길 바라고 있다.엔씨소프트에 처음 입사한 후 ‘리니지’란 게임을 처음 접했고 그 매력에 빠져 게임마케팅이란 생소한 업무를 진행한 전동진 세일즈 팀장. 그가 없었다면 10년간 사랑받는 ‘리니지’도 없었을 것이다.
그는 게임 마케팅이 생소한 시장에서 ‘리니지’만의 톡톡튀는 마케팅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현재 ‘리니지’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지는 않지만 전 팀장은 앞으로도 ‘리니지’는 ‘리니지’만의 마케팅으로 유저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 마케팅 당시 어려웠던 점은.
▲ 초기에는 고객상담 프로세스가 체계화 되지 않아 게임을 하다 문제가 발생하면 회사에 찾아는 사람들이 많았다. 많은 사람들이 몰려오다 보니, 실제 업무가 마비가 된 적도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당시 고객상담 센터를 운영했고 유저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 10여년 동안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는.
▲ 첫번째는 게임성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리니지’와 함께 한 거대한 커뮤니티다. ‘리니지’는 이제 단순한 게임이 아니다. 10여년간을 흘러오면서 ‘리니지’ 세계안에는 사람들의 역사가 있다. 이런 흔적에 대한 애증들 때문에 ‘리니지’ 세계를 잠시 벗어나 있을 수는 있어도 완전히 떠날 수는 없게 한다.
- 독특한 마케팅 비법이 있었다면.
▲ PC방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서 PC방 시장을 공략한 것이 주요했다. 당시 가정에서는 인터넷 보급이 아직 초창기였던 단계로 PC통신을 통해 ‘리니지’를 했어야 하는데 이는 상당한 요금부담(분당 20원)이 됐다. PC방을 주 타겟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을 채택함으로서 PC방의 확산과 함께 성공적인 시장진입을 할 수 있었다고 본다.
- 게임 마케팅은 언제부터 했는지 또 하게 된 이유는.
▲ 1997년 엔씨소프트에 입사하면서 ‘리니지’를 처음 접했다. ‘리니지’에 매료되고 난 후 게임을 좀더 유저들에게 알리는 좋은 방법이 없을까 하는 고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게임마케팅을 생각하게 됐다.1998. 9 상용서비스 개시
1998. 12 98 대한민국 게임대상 대상 수상
2000. 12 국내 최초 동시접속자수 10만 돌파
2001. 12 세계 최초 동시접속자수 30만 돌파
2003. 8 크로스랭커(Lineage: the Cross Rancor) 론칭
2004. 11 슈퍼브랜드 선정
2005. 12 슈퍼브랜드 선정
<안희찬기자 chani7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