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I 슈퍼컴4호기사업 차세대 프로세서 `각축장`

KISTI

 국내 최대 슈퍼컴 프로젝트인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의 슈퍼컴 4호기 사업이 차세대 프로세서 경연장으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이번 사업 제안이 오는 28일 마감되는 가운데 사업에 참여할 예정인 한국HP·한국IBM·삼성전자·크레이코리아·한국썬 5개사가 차세대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한 서버 제품으로 이 사업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듀얼코어 인텔 제온과 AMD 옵테론 프로세서는 물론이고 쿼드코어 프로세서와 IBM 파워 프로세서6 등 아직 출시되지 않은 프로세서도 이번 제안에 대거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KISTI 슈퍼컴 4호기 사업이 이처럼 차세대 프로세서 각축장으로 변한 데는 1차 제안 때보다 참여업체가 두 배 이상 늘면서 성능 경쟁이 치열해진데다, 시스템 구축 일자가 당초 계획보다 6개월 이상 늦어져 차세대 프로세서를 채택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차세대 프로세서를 가장 적극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업체는 한국HP와 삼성전자다. 한국HP는 KISTI 사이트를 인텔 아이테니엄2 기반 서버의 전략 사이트로 판단, 대용량 컴퓨팅 시스템(SMP) 부문 대다수를 차세대 아이테니엄2인 ‘몬트베일’ ‘투킬라’로 제안할 예정이다. ‘투킬라’는 아이테니엄2 프로세서 중 최초의 4코어 제품이다. 한국HP 관계자는 “1차 제안 때와 달리 SMP 부문 성능 개선에 크게 신경 쓰고 있다”고 밝혔다.

 초병렬 컴퓨팅시스템(MPP) 부문을 준비중인 삼성전자는 오는 11월 출시되는 인텔의 최초 4코어 제온 프로세서인 ‘클로버타운’을 탑재한 서버를 제안키로 최종 확정, 성능 계산에 착수했다. 클로버타운이 탑재되는 벤슬리 플랫폼은 상대적으로 높은 메모리(FBDIMM) 가격이 문제인데 삼성전자는 자사 반도체사업부 및 인텔 등과 전방위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1차 제안 시 파워5+ 기반 서버로 전 분야를 제안했던 한국IBM은 이번 2차 제안에서는 내년 초 출시되는 파워6 프로세서를 조심스럽게 검토중이며 1차 제안 때와 달리 인텔 프로세서도 적극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IBM 관계자는 “SMP 부문은 파워 프로세서 기반 서버로 간다는 방침을 확정했으나 MPP 부문은 컨소시엄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역시 MPP 부문 경쟁에 나서는 크레이코리아는 다른 컴퓨터 벤더사, SI·솔루션 업체와 컨소시엄을 적극 추진중이다.특히 인텔과 AMD 프로세서를 조합해 하이브리드 형태로 제안할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클록 수가 높은 차세대 프로세서를 선택하면서 시스템 전체 구성 비용은 줄이고 성능은 높일 수 있다”면서 “하지만 차세대 프로세서 가격과 메모리 등 여러 변수가 있어 제안 업체마다 두세 가지 제안서를 동시에 작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KISTI 슈퍼컴 4호기 프로젝트의 각 부문 예산은 초병렬시스템 부문 3050만달러, 대용량컴퓨팅 부문이 1850만달러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