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안의 PC세상`이 무르익는다

`손안의 PC세상`이 무르익는다

 ‘울트라 모바일(UM) PC’가 세상에 나온 지 6개월이 지났다. 지난 3월 독일에서 열린 세빗 전시회에서 삼성전자·인텔·마이크로소프트가 손잡고 침체된 PC시장의 ‘구원 투수’로 선보인 UM PC. 당시만 해도 삼성 ‘센스 Q1’ 한 개 제품이었지만 지금은 4∼5개로 제품 수가 크게 늘었다. 가격도 100만원 이하로 떨어졌다. 주로 마니아층으로 형성된 수요도 일반인, 나아가 기업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본격적인 휴대 인터넷 환경과 맞물려 제품 컨버전스도 더욱 앞당기고 있다.

 

 ◇가격은 다운, 판매는 업=UM PC는 초기 얼리 어답터 성격이 강한 마니아 수요가 대부분이었다. 지금은 수많은 동호회와 활용 사이트가 늘면서 점차 일반인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생활 패턴에 맞는 용도로 점차 자리잡아 가며 판매도 크게 늘고 있다. 삼성은 초기 수백대에서 지금은 월 평균 2000∼3000대로 올라섰고, 대우루컴즈도 예약 판매로만 1500대를 팔아 치우는 성과를 올렸다. 삼성 제품은 이미 미국·중국을 포함해 11개국에 진출한 상태다.

 제품도 삼성전자·소니·이노웰 등 4∼5개로 다양해졌다. 가격 역시 크게 떨어졌다. 초기 120만원대에서 대우가 지난달 100만원 이하 제품으로 가격 경쟁에 불을 붙인 데 이어 삼성이 다시 80만원대 보급형 후속 모델을 내놓을 예정이다.

 윤춘기 대우루컴즈 사장은 “가격이 떨어지고 본격적인 시장 경쟁이 시작되면서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 제품과 컨버전스 가속=UM PC는 다른 제품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먼저 대표 엔터테인먼트 단말기인 PMP 분야에서는 동영상을 보기 위한 코덱 호환성 제약 등 불편한 기능을 개선하기 위해 UM PC에서 탑재한 운용체계인 윈도XP를 올리기 시작했다.

 내비게이션 제품도 UM PC 화면에 맞는 7인치 LCD가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이노웰 측은 “PMP가 UM PC 중심으로 진화하면서 내비게이션 제품도 UM PC를 통하거나 아주 저가의 전용기기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 시장에도 UM PC가 파고들고 있다. 그동안 기업용 제품으로 인기를 끌었던 태블릿 PC 대신 UM PC가 성능·휴대성·태블릿 기능까지 갖춘 강점을 앞세워 이를 대체해 가고 있다. 이미 교육부는 UM PC를 ‘e러닝’ 전용 단말기로 낙점한 상태다.

 노트북PC 시장도 휴대 개념이 접목되며 집집마다 한 대의 PC가 아닌 개인마다 하나씩 필요한 PC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

 ◇‘손 안의 PC’ 시대 성큼=UM PC로 생활 패턴도 바뀌고 있다. 모든 기능이 하나로 통합되면서 음악·영화·드라마·만화 등 다양한 콘텐츠가 하나의 단말기로 모이면서 UM PC가 휴대폰 못지않은 휴대형 기기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학생들은 강의 보조 교재로 활용하고 직장인은 이를 개조해 ‘카 PC’로 활용하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

 PC가 점차 우리 생활과 함께하는 휴대기기라는 인식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휴대 인터넷 환경과 맞물려 시간과 장소에 제약 없이 PC를 들고 다니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김헌수 삼성전자 부사장은 “미세한 회로와 디자인, 초절전 CPU, 키보드가 필요없는 필기 인식 기능, 휴대 인터넷 등의 합작품이 바로 UM PC”라며 “와이브로·HSDPA와 같은 휴대 인터넷 환경과 맞물려 앞으로 UM PC가 우리 생활의 패턴까지도 바꿀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