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독 한국시장에서만 부진을 면치 못했던 애플이 1년만에 신형 MP3플레이어를 대거 출시하면서 국내 시장에서도 ‘싹쓸이’를 노리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플코리아가 플래시 메모리를 사용한 아이팟 셔플과 아이팟 나노 3종, 하드디스크드라이브 타입 아이팟 2종 등 총 6종을 국내 출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지난해 9월, 국산 MP3플레이어보다 용량이 크면서도 가격은 오히려 저렴한 ‘아이팟 나노’를 출시하면서 세계 시장을 석권, MP3플레이어 종주국인 한국의 MP3기업들을 위기에 몰아넣었다. 하지만 한국시장에서 만큼은 국내 업체들에 밀려 시장점유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애플이 출시한 신제품 가격은 1Gb 용량의 아이팟 셔플이 8만9000원, 아이팟 나노 2Gb는 16만5000원으로 결정됐다. 또 아이팟 나노 4Gb는 22만5000원, 8Gb는 27만5000원이다.
국내 기업들이 생산하는 MP3플레이어 수를 더한 것보다도 압도적으로 많은 제품을 판매하는 애플은 이 번에도 ‘규모의 경제’를 통해 국산제품들보다 저렴하게 출시했다. 가장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아이팟 나노 2Gb의 경우 같은 용량의 삼성전자, 레인콤, 코원 제품들보다 1만∼3만원 정도 싸다.<표 참조>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기업들이 1Gb 제품을 30만원대에 판매할 때 애플은 2Gb를 23만원, 4Gb 모델을 29만원에 시판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러나 이 번에 발표한 아이팟 나노 가격은 국내 업체들과 큰 차이가 없어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내 기업들의 제품이 라디오·동영상 등 부가 기능면에서 애플보다 많은 것을 감안하면 가격 경쟁력은 이제 거의 동등한 수준까지 왔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강도만 약해졌을 뿐 국내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엠피오 관계자는 “작년 만큼은 아니라고 하지만 애플은 여전히 저가공세를 계속하고 있고 이는 국내 업체들에게 부정적인 사실”이라고 말했다.
윤건일기자@전자신문, ben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