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마지막 남은 대형 전사자원관리(ERP) 프로젝트로 관심을 모아온 대한항공과 현대자동차 프로젝트가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 프로젝트는 규모만 각각 수백억원대에 달해 침체에 빠진 대형 ERP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수주 결과에 따라 관련업계 판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3∼4년간 프로젝트 도입을 놓고 업체들의 애를 태웠던 대한항공은 최근 ERP 도입을 위해 입찰제안요청서(RFP)를 공개했다. 이상만 대한항공 상무는 “2년 만에 다시 솔루션 공급업체에 대한 제품 평가를 하게 됐다”면서 “항공업이라는 특성에 맞는 기능 성숙도와 만족도를 충족시킬 경우 ERP 도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현재 SAP코리아와 한국오라클을 대상으로 제품 평가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제품 성능을 포함한 프로세스혁신(PI) 등 다양한 부분을 검토해 연말쯤 대상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한국오라클과 액션츄어 대 SAP코리아와 IBM GBS 컨소시엄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현대자동차도 연내 본사 전사자원관리(ERP)와 영국 법인 판매시스템 프로젝트에 대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배포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는 ERP 도입을 위해 최근 3개월 동안 SAP 본사와 내용검증(POC) 작업을 통해 ERP 적용 가능성을 검토, SAP의 자동차 산업 특화솔루션 ‘아이에스 포 오토매티브’를 최종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는 SAP 솔루션을 적용할 수 있는 컨설팅과 프로젝트를 실시할 업체를 선정하는 데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현대자동차 IT서비스 자회사인 오토에버가 프로젝트매니저(PM) 역할을 맡아 글로벌 컨설팅업체를 대상으로 RFP를 배포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솔루션 사업자는 선정됐지만, 현재 국내 본사 공장 ERP 도입 여부를 놓고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이병희기자@전자신문, sha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