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파워 ON](10)로봇 경진대회⑥로보월드(4)국제로봇컨퍼런스

[로봇파워 ON](10)로봇 경진대회⑥로보월드(4)국제로봇컨퍼런스

‘전 세계의 로봇학자와 연구자는 모두 한국으로 모여라.’

 로보월드2006은 전시와 경진부문 외에 국제적인 학술대회가 함께 열려 세계 로봇산업을 선도하는 행사로서 화룡점정을 하게 될 전망이다. 다음달 19일부터 21일까지 사흘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펼쳐치는 ‘국제로봇콘퍼런스(KRC 2006)’에는 국내외 로봇전문가 400여명이 참가해 최신 로봇기술 동향을 소개한다.

 제어자동화시스템공학회가 주관하는 국제로봇콘퍼런스는 우선 로봇공학 분야 유명인사들의 초청강연이 진행될 예정이다. 19일은 시드니대학의 휴 듀란트 화이트 교수, 일본 오사카대학의 이시구로 히로시 교수, KAIST의 김종환 교수가, 20일은 쓰쿠바대학의 요시유키 산카이 교수와 필립스 연구소의 앨버트 반 브리먼 등이 나와서 휴먼로봇·필드로봇에 대해 강연에 나선다.

 ◇서울과 부산을 영상회의로 연결=이번 콘퍼런스의 가장 큰 특징은 부산 BEXCO(벡스코)에서 다음달 18일부터 21일까지 나흘간 개최되는 ‘국제자동제어학술회의(SICE-ICCAS 2006)’와 유기적으로 연계된다는 것. SICE-ICCAS 2006은 지난 2001년부터 한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개최해온 국제학술대회로 올해 부산행사에는 세계 30개국 참가자들이 총 1400여편의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부산에서 발표되는 논문 중 약 500편이 지능형 로봇과 관련된 주제이기 때문에 서울 국제로봇콘퍼런스와 상당부분 내용이 겹치는 셈이다.

 제어자동화시스템공학회는 서울과 부산에서 같은 기간에 열리는 KRC2006 행사와 SICE-ICCAS 2006의 중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사기간에 부산 벡스코 행사장에서 발표되는 여러 논문 중에서 로봇공학 자료만 골라 서울 코엑스 국제로봇콘퍼런스에 생중계하기로 했다. 서울 코엑스 회의장에 있는 로봇전문가와 일반인들도 원격으로 부산에서 진행되는 로봇논문 발표를 볼 수 있는 영상회의 시스템이 가동되는 것이다. ‘로보틱스, 벡스코-코엑스’라는 명칭으로 진행되는 영상회의는 로봇학술대회 사상 유례가 드문 일이다.

 제어자동화시스템공학회의 양현창 사무국장은 “두 도시에서 진행되는 로봇학술행사가 영상회의를 통해서 동시에 진행됨에 따라 한국의 IT기술을 해외 로봇관계자들에게 과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행보에 촉각=국제로봇콘퍼런스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20일 콘퍼런스 초청연설자로 MS의 로보틱스 사업 담당자가 직접 나온다는 점. 로보월드 사무국에 따르면 크레이그 먼디 MS 최고연구전략책임자(CRSO)가 기조연설자로 나서 최근 로봇사업 진출을 선언한 MS의 로봇사업 전략과 한국시장에서 로봇 관련 투자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

 거인 MS가 초기 PC시장의 발전을 선도했던 전력을 고려해 볼 때 로봇시장의 대중화에도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란 기대감을 갖게 한다.

 MS는 지난 6월 로봇전용 SW플랫폼인 ‘MS로보틱스 스튜디오’를 선보이는 등 로봇을 차세대 주력사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MS는 로봇콘퍼런스 외에 생산기술연구원이 개발한 인간형 로봇 에버 투에 자체 SW플랫폼을 탑재해 전시행사에 내보내는 방안도 마련중이다.

 국제로봇콘퍼런스에서는 유명 로봇전문가의 초청강연과 영상회의 외에도 한국공작기계공업협회가 주관하는 지능형로봇산업포럼이 19일과 20일 오후에 열린다. 지능형 로봇산업포럼에서는 15명의 국내외 패널이 이틀에 걸쳐 ‘국내외 로봇산업의 실용화 및 산업화’를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이게 된다. 마지막 21일에는 로보틱스연구조합이 주관하는 한·일 서비스로봇 워크숍이 개최된다. 두 나라를 대표하는 서비스 로봇업체들이 각사의 애플리케이션과 첨단기술을 발표하는 자리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제어자동화시스템공학회는 올해 서울과 부산으로 분산된 로봇학술대회를 내년부터 로보월드 산하의 단일 학술행사로 묶어서 세계적인 로봇콘퍼런스로 격상시킨다는 계획이다. 코엑스 전시장에 1000명 이상의 국내외 로봇 전문가들이 논문발표를 위해서 모여들 경우 로봇전시회, 경진대회와 맞물려 큰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기대다.

 로봇강국인 일본과 미국에서도 전시와 경진대회, 학술대회가 삼위일체로 열리는 로봇축제는 거의 없다. 따라서 로보월드는 한국이 아시아 로봇산업의 핵심국가로 올라서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상업적인 전시회와 학술행사의 완벽한 결합은 이번 로보월드 최고의 자랑거리로 부상할 전망이다.

◆로봇석학, 누가 참석하나. 눈길 끄는 참석자.

KRC2006 행사에는 로봇공학 분야에 세계적인 유명인사가 차례로 연사로 참가할 예정이다.

 19일 개막식에는 야외에서 작업하는 필드로봇용 내비게이션(항법) 분야의 권위자인 시드니 대학의 휴 듀란트 화이트 교수가 첫 번째 초청연사로 나선다.

 화이트 교수는 로봇이 주변 지형을 인식해 스스로 지도를 만들면서 자신의 위치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차세대 항법기술을 소개한다. 뒤이어 김종환 KAIST 교수가 언제 어디서나 존재하는 유비쿼터스 로봇의 개발현황에 대해서 소개할 예정이다. 최근 자신과 똑같이 닮은 안드로이드(인조인간) 로봇을 제작해 화제를 모았던 이시구로 히로시 오사카대학 교수도 초청연사로 나선다. 그는 피부와 유사한 실리콘고무와 46개의 모터로 얼굴 표정을 짓는 등 마치 실제 사람처럼 보이는 안드로이드 로봇의 제작경험과 응용분야를 소개하게 된다.

 20일에는 일본 쓰쿠바대학의 요시유키 산카이 교수가 의상처럼 입는 로봇인 HAL(Hybrid Assistive Leg)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HAL은 노인, 장애인들의 보행과 무거운 짐을 드는 것을 돕는 데 응용될 수 있어 최근 일본 장애인의 히말라야 등정에 동원되기도 했다. 필립스 연구소의 앨버트 반 브리먼은 만화기법을 이용한 감성표현 로봇기술을 발표한다.

 이번 행사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인물은 지난 6월 로봇사업 진출을 선언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크레이그 먼디 최고연구전략책임자(CRSO). 20일 행사에서 1시간가량 MS의 로봇사업 전략을 소개할 예정이어서, 그동안 베일에 쌓였던 MS의 전략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인터뷰-박종국 제어자동화시스템공학회장 

 “국제로봇콘퍼런스(KRC)는 급변하는 최신 로봇기술 트렌드를 이해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박종국 제어자동화시스템공학회장은 이번 행사의 의의를 이같이 설명하고 앞으로 KRC가 아시아를 대표하는 로봇학술행사로 성장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KRC와 같은 기간에 부산 국제자동제어학술회의(SICE-ICCAS2006)가 겹쳐 역량이 분산되는 문제를 영상회의를 통해서 해결하는 수완을 발휘했다.

 그는 전 세계의 로봇전문가를 한곳에 모으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서울 코엑스의 로봇전문가 400명과 부산 벡스코의 1200명을 영상회의로 연계하면 큰 시너지 효과가 발생합니다. 한국 로봇산업의 발전상을 해외 참석자들의 입소문을 통해 알리는 거죠”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 회장은 부산행사에 참석한 로봇전문가 상당수가 서울로 찾아올 것이기 때문에 KRC의 규모와 성과가 당초 예상했던 수준 이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가 자부심을 갖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로봇전시회가 많지만 학술행사와 공동으로 열리는 행사가 손에 꼽을 정도라는 점.

 “내년부터 로보월드 산하에 KRC와 SICE-ICCAS를 합쳐서 서울에서 하나의 행사로 운영할 계획이기 때문에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예상됩니다.” 그는 로보월드가 이웃 일본의 로보페스타와 맞먹는 세계적 로봇행사로 성장하는 데 학술행사인 KRC가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