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열전]ET클럽 회원사를 찾아서-세연테크놀로지·디지털엑스프레스

RFID 전문업체인 세연테크놀로지 직원들이 자사에서 개발한 다양한 형태의 RFID 리더를 들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왼쪽) 정체된 국내시장을 떠나 해외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리필잉크 전문업체 디지털엑스프레스 직원들.
RFID 전문업체인 세연테크놀로지 직원들이 자사에서 개발한 다양한 형태의 RFID 리더를 들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왼쪽) 정체된 국내시장을 떠나 해외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리필잉크 전문업체 디지털엑스프레스 직원들.

◆세연테크놀로지

 ‘국내 전자태그(RFID)업계의 터줏대감.’

 지난 2001년 RFID 전문업체로 설립한 이후 줄기차게 한 우물을 파고 있는 국내 최대 RFID 전문업체인 세연테크놀로지(대표 손영전 http://www.ceyon.co.kr)를 지칭하는 말이다. 여기에 ‘최대’라는 수식어도 따라붙는다.

 세연테크놀로지는 창업 1년만인 지난 2002년에 처음으로 PDA형 RFID 리더를 자체 개발한 이후 줄기차게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국내 RFID업계에서 가장 많은 22종의 제품 라인업을 갖췄다. 125㎑·134.2㎑·13.56㎒·900㎒ 등 주파수 대역별 RFID 리더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또 단일 RFID 전문업체로는 최다 인원인 30명의 연구원을 확보하고 있다. 다양한 분야의 애플리케이션을 적용한 경험은 물론 고객 사이트에 가장 적합한 맞춤형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검증받았다.

 세연테크놀로지의 휴대형 RFID 리더는 PDA 단말에 RF 모듈을 장착 유통 시설이나 공장에서 작업자가 직접 물품을 확인하거나 물품의 정보를 변경할 수 있도록 고안했다. 또, 건설 현장의 작업요원 관리용도로 휴대폰 RFID 리더를 적용한 바 있다.

 900㎒ 대역의 휴대형 RFID 리더는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의 수입쇠고기 추적시스템에 적용, 검역시행장 입출고와 가공업체·판매장의 입출고와 판매 관리에 활용해 주목을 받았다. 올 하반기에 들어서는 모바일 RFID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반도체 온양사업장 공장 자동화 분야 수주, 하이닉스 중국 HC 프로젝트 수주, 한국전산원 RFID/USN 현장 시험과제 수주, ETRI 정보통신 선도기술(센서태그) 공동개발, 한국전산원 모비온 휴대폰용 RFID 리더 개발 등 올해 들어 수주한 프로젝트만 해도 다른 관련 업체와 차별화될 정도로 다채롭다.

 해외 시장 진출도 가장 활발하다. 지난해 칠레와 중국에 RFID 리더를 수출했으며 미국, 두바이, 아르헨티나 등에 제품을 공급하면서 세계 각국에 수출 전선을 넓히고 있다.

 지난 3월에는 국내 처음으로 RFID와 유비쿼터스센서네트워크(USN) 관련 기술 개발과 상용화 연구를 수행할 ‘차세대 유비쿼터스 연구소’를 세우고 USN 분야로 사업 방향을 본격적으로 확대했다.

 러시아 등 해외 인력 3명을 포함해 총 20여명의 연구진으로 구성된 이 연구소에서는 900㎒ 대역과 2.45㎓ 대역의 하드웨어 개발은 물론 유비쿼터스 환경의 핵심 요소 분석, 실시간 위치추적시스템(RTLS) 등 응용 사례를 검토해 비즈니스 모델과 장기 발전 전망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손영전 사장은 “RFID 분야 뿐만 아니라 USN 분야와 유비쿼터스 환경 등을 집중 연구해 올해 국내 최고 RFID 하드웨어 전문기업에서 국내 유일한 RFID/USN 전문기업으로 발전하는 기틀을 마련하고 오는 2008년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전문기업으로 발돋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터뷰-손영전 세연테크놀로지 사장

 “올해가 발전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기틀을 잡아가는 시기로 가장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손영전 세연테크놀로지 사장은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전하기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조직을 연구분야와 기획, 영업, 전략지원, 개발 등으로 새롭게 정비했으며 이를 움직일 시스템을 갖추는데 노력하고 있으며 그 결과는 올해 말께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 분야에서는 USN시장을 선점하는데 주력하고 새롭게 부상하는 모바일 RFID 분야에서 서비스 아이디어를 확보하는 데 주력해 선두 자리를 지키는데 초점을 맞출 방침이다.

 손 사장은 그동안 공들였던 해외시장도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한달에 절반 이상은 해외 출장길에 나서고 있다. “창업 당시부터 국내 벤처기업이 내수 시장만 바라봐서는 성공하지 못한다는 생각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며 “기술이나 서비스 모두 해외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인력 확보와 연구개발에 매출의 절반 가량을 쏟아붓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주위에서 이제는 안정된 운영을 요구하지만 정체될 때가 가장 위기”라며 “지속적인 연구인력 확보와 제품 개발만이 유일한 경쟁력이며 미래를 보장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보장”이라고 강조했다.

◆디지털엑스프레스

 디지털엑스프레스(대표 이성규 http://www.xkit.co.kr)는 지난 1997년 9월 창업한 리필 잉크 전문업체다.

 이 회사는 소프트하우스코리아로 출범, 지난해 2월 디지털엑스프레스로 사명을 변경했다. 사명을 변경한 이유는 리필 잉크 전문업체로 거듭나기 위해서다. 10여년의 세월 동안 리필 잉크업체로 명성을 떨쳐왔지만 회사명을 바꾸며 새로운 도약을 하기 위한 것.

 이 회사 이성규 사장은 “지난 10년 동안 중국에 제조 공장을 설립하는 등 리필 잉크 한 분야만 집중했다”며 “올해를 계기로 한단계 더 성숙해 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97년 창업 이후 디지털엑스프레스는 성장을 거듭해 왔다. 2000년 엘렉스테크와 지로용 발행 프린터(OCR-300+) 국내 총판 계약을 맺는 한편, 롯데캐논과 OCR 잉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성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OCR용 잉크 공급을 넘어 자체 리필 잉크 제조시장에 뛰어들었다. 이와 관련 디지털엑스프레스는 강원도 춘천에 잉크·토너 공장을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리필 잉크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 사장은 “초기 이름이 알려지지 않아 힘들었지만 기술 개발에 집중한 결과 점차 점유율이 상승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시작은 미약했지만 성장은 무한대였다. 2001년 5월 조립식 잉크카트리지 특허를 등록하고 같은 해 6월엔 프랜차이즈 ‘미스터 잉크’를 출범시켰다. 현재 이 프랜차이즈 사업은 회사 정책에 따라 잠깐 유보된 상태지만 잉크 관련 체인점은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발상이었다. 이런 노력으로 매출액도 점차 상승했다. 사업 초기 수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매년 급상승해 현재 연간 150억원 규모로 늘어났다.

 해외시장에서도 디지털엑스프레스는 선전하고 있다. 2002년 이스라엘에 잉크 토너를 공급했고 8월엔 멕시코 현지업체와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었다. 해외 지사도 설립해 싱가포르에 이어 조만간 미국 지사도 문을 연다.

 현재 디지털엑스프레스가 진출한 국가는 싱가포르, 태국, 미국 등 총 10여개 국이며 해외에서 전체 매출의 95% 이상을 올리고 있다.

 디지털엑스프레스의 또 다른 강점은 남다른 제품 개발 노력이다. 창업 초기 기술 개발에 집중했던 이 회사는 2000년대 들어 소비자 트렌드를 파악하기 시작했다.

 리필 잉크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프린터 기종과 잉크 종류에 혼동을 느끼고 있다는 점에 착안, 지난 2005년초 ‘X-키트(X-KIT)’를 출시했다. X포토와 리필 시리즈로 구성된 이 잉크 키트는 카트리지와 3개 이상의 잉크가 포함된 패키지 상품이다. 특히 이 패키지 한개로 5·6종 이상의 프린터에서 리필이 가능하다. 소비자로서는 기존 정품 가격의 70% 이상을 절감할 수 있는 효과를 보게 된 것이다.

 이 패키지는 출시되자마자 날개 돋친듯 팔려나갔다. 물론 국내 반응도 좋았지만 국내와는 달리 할인점에서 잉크를 구매하는 경향이 많은 미주 지역에서 인기는 기대 이상었다. 이 사장은 “출시 초기 우려를 많이 했지만 러시아에에서 열린 전시회에서 상을 받는 등 폭발적인 반응이었다”면서 “이 제품의 선전으로 X페이퍼 등 기존 잉크 소모품 판매도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터뷰-이성규 디지털엑스프레스 사장

 “국내 리필 잉크 시장은 정체 수준이지만 해외시장은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미국에 지사도 설립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겠습니다.”

 이성규 디지털엑스프레스 사장은 10여년을 리필 잉크시장에 몸담은 만큼 시장을 보는 눈이 탁월하다. 현재 정품 잉크업체가 가격을 인하하는 등 시장이 그다지 좋지 않지만 기술과 서비스라는 단순 논리면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특히, 업체 설립 전 이 사장은 삼보컴퓨터에 오래 몸담아 PC주변기기 시장에 대한 이해력도 뛰어나다. “국내 시장은 성장률이 한자리 수준이지만 해외는 할인점에 리필 잉크가 대량 공급되는 등 매년 수십%대로 급성하고 있다”고 설명한 이 사장은 “이런 이유로 조만간 코트라에서 주관하는 중남미시장 개척단에 참여하는 등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인터뷰 내내 기술력을 강조했다. 언뜻 보면 리필 잉크와 토너에 별다른 기술력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지만 그의 말은 달랐다. “리필 잉크의 경우 정품보다 더 뛰어난 성능을 보이기 위해 토너를 진동 상태로 유지해야하는 등 많은 기술력이 필요하다”며 “중소기업이지만 기술 인력과 매년 일정량의 비용을 연구개발비로 쏟아 붓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1위 리필업체로 거듭날 목표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