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의 순간들]황창엽 모빌리언스 사장(6·끝)

모빌리언스는 매년 시무식을 전 임직원 산행으로 한다. 사진은 올 초 청계산 정상에서 열린 모빌리언스 시무식.
모빌리언스는 매년 시무식을 전 임직원 산행으로 한다. 사진은 올 초 청계산 정상에서 열린 모빌리언스 시무식.

(6·끝) 미래를 향해

 필자는 모빌리언스가 큰 기업이 되기보다는 ‘가치 있는’ 기업이 되기를 바란다. 기업의 가치는 자산가치, 수익가치 등으로 분류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근래에 들어서는 바람직한 기업문화, 사회적 평판과 도덕성, 그리고 능력있는 임직원 등 무형가치의 중요성도 많이 언급되고 있다.

 사업 초기에는 가야 할 방향이 명확했던 탓에 큰 어려움을 모르고 지났다. 다만 하루라도 빨리 상품을 시장에 선보여야한다는 조바심이 있었을 뿐이다. 상품 기획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고 이에 따른 최적의 시스템을 설계했고 하루하루 프로젝트는 완성시켰다. 드디어 회사 설립 5개월 만에 휴대폰 결제시스템이 탄생됐다. 정말 신나게 일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시기였다.

 그러나 당초 예상과는 달리 사업 여건은 성숙되지 않았다 1년여 동안 비용만 투여 되고 매출이 없다 보니 힘든 결단을 내려야 할 상황이 많았다. 회사의 구조를 단순화시켰고 지분구조를 간결하게 만들어 장기적인 스탠스를 취하고는 버티기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주변에서 나를 냉혹한 인간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생존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잘 준비하면서 기다리면 시장이 열릴 것이라는 예상은 적중했다. 이후 시장이 활성화 되고 비즈니스가 본격화됨에 따라 나의 결단을 필요로 하는 일들이 더욱 많아졌다. 인재 영입, 영업 현안, 자금 투자 그리고 기업공개(IPO) 등 결정해야 할 이슈가 한 두개가 아니었다. 회의를 통해 의견들은 개진됐지만 결국 의사결정은 나의 몫이었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것이 힘들다 보니 나 자신이 새가슴은 아닌가 하는 자괴감까지 들 정도였다.

 하지만 의사 결정 과정을 같이 해 준 부사장이 있었고 결정된 사안에 대해 사장을 믿고 따라 준 임직원들 덕에 큰 대과없이 어려운 일들을 이겨 나갈 수 있었다. 지면을 빌어 고마움을 전한다.

 모빌리언스 임직원들은 현재의 모빌리언스에 대한 기업 가치가 매우 어려운 과정을 통해 구축된 것임을 한시도 잊지 않고 있다. 그리고 모빌리언스가 이러한 자산, 수익가치를 훨씬 뛰어넘는 무형가치를 갖고 있음을 자부한다. 직원간의 신뢰, 회사에 대한 높은 자긍심과 희생정신, 그리고 공정한 경쟁의식 등은 미래를 준비함에 있어 큰 자산이 될 것이다.

 기업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절제와 균형, 그리고 이를 통해 쌓아가는 신뢰라고 한다. 국내 e페이먼트 산업의 핵심인 휴대폰결제 1위 사업자라는, 그리고 창의성과 부단한 노력을 통해 이윤을 창출하고 이를 사회에 다시 환원할 소임이 있는 공개된 기업이라는 모빌리언스의 과제도 잊지 않고 있다.

 우리가 몸담고 있는 분야에서 명실공히 세계 최고가 돼야 하고, 이를 기반으로 세계를 향해야 한다. 기술력을 높히기 위해 더욱 매진해 뛰어난 상품성으로 수많은 사업파트너와 신뢰를 쌓으며 함께 성장해나가야 한다. 해야할 일들이 너무나 많고, 그 중 가장 중요한 것들을 찾기 위해 항상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해야 한다.

 앞으로는 지금까지의 그것보다도 더욱 어렵고 많은 결단의 순간들이 다가올 것이다. 예전에도 그랬듯 필자와 모빌리언스 임직원들은 물러서지도 회피하지도 않고 정면으로 돌파해낼 수 있음을 자신한다. 그 곳에 우리 모두의 미래가 있기에.

chantily@mobilian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