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까지 연간 2조원대 산업을 만들고, 1만명 이상 고용을 창출해 세계 5위 방사선기술(RT) 국가로 진입하겠습니다.”
29일 문을 여는 한국원자력연구소 정읍 방사선연구원(원장 한필수)이 정보기술·생명공학기술·나노기술을 접목한 방사선 융합기술로 21세기를 선도할 ‘포스트(post)-반도체, 포스트-게놈(genome)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야심에 찬 도전장을 내밀었다.
방사선연구원은 2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RFT(Radiation Fusion Technology) 비전 2020’을 공개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매년 220억원대 연구비와 170여 연구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한필수 원장은 “오는 2010년까지 20건, 2015년까지 30건, 20년까지 50건 등 모두 100건의 합작투자(조인트벤처)기업을 만들고 기술을 이전해 방사선 융합기술의 21세기 국가 성장동력화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한 원장은 “우리나라 원자력 발전능력은 세계 6위지만 방사선 이용분야는 세계 30위 수준에 불과하다”며 “공업·농업·환경·생물공학·항공우주·의료 등 넓은 분야에서 활용성이 매우 큰 RT 선진 5대 강국을 향해 달리겠다”고 강조했다.
방사선연구원은 우선 기존(한국원자력연구소)에 개발해 확보한 기술의 산업화에 힘쓸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전자회로용 고분자 퓨즈 △1989년 암을 유발할 위험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나 경제성 때문에 여전히 주사기 재료로 쓰는 ‘에틸렌옥시드 화학가스’를 대체할 ‘내방사선 폴리프로필렌 주사기’ △거리가 7% 더 나가는 고탄성 골프공 △인공 고관절 등 고기능성 신소재·제품을 시장에 선보이기로 했다.
면역 조혈증진, 항암, 노화 억제에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돼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판매 허가를 받은 건강 기능성 식품인 ‘헤모힘(HemoHIM)’도 이르면 12월부터 시장에 나온다. 이르면 내년부터 단체급식 식중독 사고 위험을 원천적으로 막는 ‘방사선 멸균 시스템’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밖에 RT를 이용해 게 껍질에서 추출한 관절염 치료제인 글로코사민, 고순도 천연 기능성 화장품, 실내에서 키울 수 있는 꼬마 무궁화, 녹색을 띠는 찰벼 등이 올해부터 2008년까지 방사선연구원을 나와 생활 속으로 찾아들 전망이다.
이은용기자@전자신문, ey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