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연, 나노부품 맘대로 만든다

표준과학연구원이 개발한 여러 종류의 나노부품.
표준과학연구원이 개발한 여러 종류의 나노부품.

머리카락 굵기의 200분의 1 크기의 나노미터급 부품을 자유자재로 제작,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정광화) 미래신수요측정그룹 하동한 박사팀은 집속 이온빔을 이용해 합성 단결정 금 원판으로 크기가 50㎚(1㎚는 1억 분의 1미터)인 나노부품을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기술은 이온빔에 고에너지를 가해 금판을 미세하게 깎아내는 방식으로 톱니바퀴와 글자, 아령 형태 등 을 구현했으며, 특히 부품의 손상 없이 제작된 부품의 뒤집기나 위치 이동, 조립 등이 가능하다.

합성 금판은 표준연의 윤완수 박사팀이 제공했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크기가 1㎛(100만분의 1)이하의 복잡한 구조를 가진 기계나 로봇 제작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존에는 수㎝크기의 캡슐형 내시경이나 손바닥 크기 정도의 헬리콥터 등을 제작할 수 있으나 전체 구조를 한번에 제작해야하는 단점 때문에 각 부품의 이동이나 교체, 조립이 사실상 어려웠다.

연구진은 이 기술이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보던 인체 내부 항해용 의료 로봇을 구현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기술은 물리학 및 화학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 ‘어플라이드 피직스 레터즈’와 ‘케미스트리 오브 머티어리얼즈’에 최근 발표됐으며, 미국에서 발행되는 과학잡지 ‘포토닉스 스펙트라’에 새로운 중요기술로 소개되기도 했다.

하동만 박사는 “앞으로 적혈구 혈관벽 청소 등에 활용할 나노로봇용 나노모터를 제작할 계획”이라며 “현재 금나노 구조체 및 제조방법과 나노판을 이용한 나노부품 제작방법 등이 우리 나라를 비롯한 미국, 일본, 유럽 등에 특허 출원 중”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