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 토종이냐 외산이냐.’ 프랜차이즈·슈퍼마켓과 같은 중소 규모 시장을 놓고 외산과 토종 POS업체 간 ‘샅바 싸움’이 한창이다. 기존 판매시점관리(POS)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대형 할인점과 백화점이 주춤한 데 비해 소규모 유통과 요식업종, 중소 자영업자 등은 현금 영수증제와 맞물려 시스템 도입이 활발하기 때문이다. 주요 업체는 이들 시장을 겨냥해 제품 라인업을 새로 정비하고 공격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외산, 저가 POS 라인업 강화=세계적인 유통시스템 전문업체인 NCR는 국내 시장을 겨냥해 보급형 라인업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 가격을 200만원대 이하로 낮춘 제품을 주력으로 프랜차이즈 시장을 적극 공략할 작정이다.
최근 구축한 요식 체인점 ‘놀부’를 대표 구축 사이트로 백화점과 할인점 중심에서 일반 소매점·편의점 등에 NCR 브랜드를 알려 나갈 계획이다. 임원빈 한국NCR 사장은 “POS는 전체 시장 가운데 3분의 2 이상이 일반 소매점에 집중돼 있다”면서 “NCR라는 브랜드 인지도에 탄탄한 제품 라인업으로 새로운 POS 바람을 불러 일으키겠다”고 강조했다.
주로 기업형 대형 점포를 공략해 왔던 IBM과 후지쯔 역시 별도 중소기업(SMB) 제품 라인업을 구축하고 시장 선점을 위한 물밑작업이 한창이다. 국내 POS 시장에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았던 한국HP도 PC에 POS 애플리케이션을 탑재해 보급형 제품을 내놓고 국내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상황이다.
◇토종 POS의 힘=외산업체에 맞서 국내업체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국내 POS 시장 점유율 수위를 달리고 있는 밸크리텍은 조만간 3, 4개 신제품을 내놓고 ‘시장 굳히기’에 나설 계획이다. 삼보컴퓨터에서 분리한 밸크리텍은 품질과 가격을 앞세워 국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대표 국산 POS업체다.
이 회사 공흥택 사장은 “일부 외산업체가 중소형 POS 시장을 겨냥해 중국 혹은 대만에서 생산한 제품을 중심으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면서 “하지만 국내는 가격뿐 아니라 품질과 서비스 등을 고루 갖춰야 성공할 수 있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또 중소 POS시장을 위해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투자에 집중해 종합 서비스 체제를 갖추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에서 분리한 N&P테크놀러지스도 새로 중소형 POS 모델을 선보이고 시장 수성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중소 POS 수요 쾌청=그동안 국산업체의 독무대나 마찬가지였던 중소 POS 시장을 외산업체가 넘보는 데는 백화점·할인점 등 대형 유통점의 POS 수요가 포화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POS 시스템 주기는 3∼4년이지만 최근 서비스 경기가 한풀 꺾이면서 교체 주기가 갈수록 길어지는 상황이다. 그나마 시장을 확산할 수 있는 쪽은 중소 규모의 유통점뿐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국세청이 강력하게 현금영수증 제도 정착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소규모 자영업소에서도 POS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주요 업체는 내년 POS 수요를 올해보다 20% 정도 많은 30만대가량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중소 POS가 신규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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