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민의 86.4%가 사용할 정도로 개인용 컴퓨터(PC)는 현대인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 우리나라의 PC 보급률 또한 세계 최고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국내 PC산업의 역사는 국내 업체가 첫 제조를 시작한 1981년을 기준으로 볼 때 25년 정도로 짧은 편이다. 일천한 역사에도 PC의 흐름은 데스크톱 시대를 지나 무선 기술로 무장한 노트북PC가 일반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높은 보급률과 빠른 발전속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PC산업에 대한 연구는 미미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PC산업의 역사를 조망한 연구는 자취를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심지어 PC산업의 기본적인 통계 자료조차 제대로 축적되지 않았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PC관련 협회나 정부 기관의 통계 자료는 대부분 1990년대 중후반부터 집계됐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대 출판부가 내놓은 이 책은 PC산업과 관련된 역사적인 흐름과 수 많은 사건을 생생하게 전해준다. 1981년 국내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 제작에서부터 정부 주도의 초창기 역사를 지나 비약적인 성장을 이룬 국내 PC산업을 집중 조명했다.
이 책에는 시대별 PC산업의 역사는 물론이고 그린PC의 성공과 같은 주요 사건, PC 제조 및 유통업체의 변천사, 인쇄광고의 변천사 등이 흥미롭게 소개돼 있다.
국내 PC산업의 역사를 △진입초기 수출주도형 성장기 △내수 시장 성장기 △내수 시장 성숙기 등 기간별로 나눠 각 시기별 주요 사건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또 삼성전자·LG전자(LG IBM) 등 대기업에서부터 PC전문업체인 삼보컴퓨터와 현주컴퓨터 등 국내 주요 PC제조업체의 역사를 소개했다. 세운상가·용산전자상가·세진컴퓨터랜드에서부터 신 유통 채널의 등장까지 주요 PC 유통기업의 역할과 변천과정도 다뤘다.
25년간 진행된 수 많은 사건과 변수들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앞으로 대한민국 PC산업의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상훈·오정석 지음. 서울대학교 출판부 펴냄. 9000원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