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한가위 연휴 움추린 겜심 달랜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결실의 계절’ 가을, 절기상 가을의 한 복판이라는 한가위(추석)를 맞아 게임 시장이 기지개를 켜고있다. 원래 게임 시장의 특수성 탓에 가을은 비수기에 분류되지만, 추석 연휴는 사정이 다르다.

게임 서비스업체들이 민족 최대의 명절을 기념해 풍성한 추석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는 데다가 연휴 기간 동안 마음껏 게임을 즐길 수 있기 때문. 올해는 특히 국경일인 개천절(3일)이 끼어있는 관계로 각급 학교는 물론 대부분의 직장이 무려 1주일 안팎의 환상적인 ‘징검다리 연휴’여서 게이머들에겐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개학 후 게임에 목말라있던 G세대들에겐 ‘게임 삼매경’에 빠지기엔 조금도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잣치기, 팽이치기, 딱지치기, 제기차기, 동전치기…, 명절 때 주로 즐기는 전통적인 민속놀이이다. 하지만, 21세기 디지털 정보화사회를 살고 있는 요즘 이들은 단지 추억의 민속놀이일 뿐이다.

초고속 정보통신망이 농·어촌 구석구석까지 파고들어간 요즘엔 누가뭐라해도 청소년들의 대표적인 ‘민속놀이’는 게임이다. 팽이나 딱지 대신에 키보드와 마우스를 잡는 것이 조금도 어색하지가 않다.

오랜만에 가족과 친척이 한자리에 모여 웃음꽃을 피워보지만, 이내 컴퓨터나 TV, 혹은 휴대폰 앞에 삼삼오오 모여들어 함께 게임을 즐기는 것이 신 풍속도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이에 맞춰 게임업체들이 다채로운 추석 이벤트를 준비해 게임도 즐기고, 선물도 받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기대돼 G세대들의 ‘겜心’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민족 최대의 명절이라는 추석을 맞아 G세상은 온통 축제 분위기에 휩쌓여있다. PC온라인·콘솔·모바일 등 플랫폼을 망라해 새로운 게임들이 잇따라 출시되는가 하면 G세대들에게 가장 인기 높은 온라인게임의 경우 온·오프라인할 것 없이 풍성한 이벤트가 추석을 전후해 유저들에게 다가선다.

게임업계는 특히 이번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지난 8월 터진 ‘바다이야기 사태’의 여파로 침체된 게임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취지하에 그 어느 때보다 다채로운 경품 이벤트로 게이머들을 달랠 계획이다.

굳이 게임의 세계에 매료돼 있는 마니아가 아니라 새로 입문하는 초보 유저라해도 조금만 눈길을 돌리면 뜻 밖의 ‘횡재’를 할 수 있다. 아이디어 역시 천태만상이다.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는 ‘열혈강호’의 경우 게임속 몬스터를 사냥할때 ‘소’ ‘원’ ‘성’ ‘취’라는 글자가 새겨진 4가지 구슬을 모아 NPC에게 주면 다양한 아이템은 물론 현물 상품을 지급하는 ‘소원성취이벤트’를 오는 11일까지 진행한다. ‘귀혼’은 비단, 실, 염료를 모아오면 ‘추석빔’으로 교환해준다.

‘나이트온라인’은 추석기간 동안 접속하는 유저에 송편과 찹살떡 아이템을 지급한다. 국민게임 ‘카트라이더’는 랜덤하게 등장하는 이니셜 보석 ‘K’ ‘A’ ‘R’ ‘T’를 모으면 특별한 선물을 주는 퀘스트 이벤트와 토끼 모양의 카트바디로 유저곁으로 바싹 다가선다.

‘메이플스토리’ 역시 추석 분위기 물씬 풍기는 한과와 송편 만들기. 보름달 소원빌기, 파티 퀘스트 등을 준비했다. 최고 인기 MMORPG인 ‘리니지2’는 20일까지 휴대폰 벨소리 서비스를 실시하면서 노트북PC, 20인치 모니터, 게임패드 등을 추첨을 통해 경품으로 지급할 예정이다.모처럼 ‘폐인모드’로 전환해 마음껏 사냥과 레벨업을 하고 싶은 유저들에게도 이번 추석 연휴는 말그대로 ‘황금의 연휴’가 될 것같다. 평소보다 한결 쉽게 경험치를 올릴 수 있을뿐더러 이 기간에 특별한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때문.

다만 지나치게 게임이 몰입하는 것은 정신 건강에 해롭다는 것을 잘 유념하자. 우선 20대 안팎의 여성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오디션’은 29일 서비스 1주년을 맞아 생일이 9월인 회원에게 경험치 두배 지급 이벤트를 갖는 동시에 추첨을 통해 명품 핸드백, 선글라스, 백화점 상품권 등 푸짐한 경품을 내걸었다.

‘RF온라인’은 추석 연휴에 맞춰 27일 무료 전환이란 ‘특별보너스’를 준비하는 동시에 ‘베르마’ ‘이디실’ 등 2개의 성인서버를 오픈하고 45레벨에 도달하는 유저 상위 25명에게 24인치 초대형 LCD모니터와 게임목걸이, 4무지 45레벨 B급 아이템을 보너스로 지급한다.

액션 대전게임 ‘서바이벌프로젝트’ 역시 매주 대전 모드 최강자를 뽑아 총 113명에게 X박스360, 아이팟나노, 문화상품권 등 푸짐한 상품을 준다. 무협 MMORPG ‘영웅’은 10월 한달간 3, 6, 9 숫자가 들어가는 날짜에 경험치를 50% 더 지급키로했다. 추석연휴는 무려 60%까지 올려줄 방침이다.

‘어니스와 프리키’는 13일까지 추석이벤트로 스페셜 아이템을 판매하는 한편 특정 몬스터가 송편을 드롭해 깨송편, 콩송편, 밤송편, 대추송편 등 송편 종류에 따라 다양한 게임내 이익을 제공키로 했다. 또 대보름 이벤트로 11일까지 저녁 7시에서 10시까지는 경험치 30% 상승 혜택을 주기로했다.

‘이터널시티’는 ‘추석 선물세트’란 아이템을 획득해 NPC에게 갖다주면 공·방력 상승, 획득 증가 쿠폰 등 다양한 아이템이 펑펑 쏟아지는 이색 이벤트를 기획했다. 액션 달리기게임 ‘테일즈런너’는 ‘추석맞이 보너스 대 잔치’란 이벤트를 통해 13일까지 PC방과 집에서 접속할 경우 각각 경험치 4배, 2배를 획득하는 특전을 주고 한복세트 아이템을 30% 할인판매할 방침이다.추석에 고향을 찾는 귀경 및 귀성객들도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비록 온라인 세계와 단절되는 순간의 고통(?)이 수반되지만, 모바일로 대리 만족을 느끼면 된다. 중학생만 돼도 웬만한 휴대폰은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해당 이통사에서 서비스하는 모바일게임 몇개만 다운받으면 만사 OK이다.

요즘은 적은 비용으로 네트워크 게임까지 즐길 수 있어 온라인게임 못지않은 묘미를 휴대폰에서 얼마든지 느낄 수 있다. ‘미니게임천국2’ ‘카오스헤븐’ ‘메르헨전기’ 등 몰입도가 높은 게임도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게임의 또다른 맛은 ‘보는재미’이다. 직접 키보드나 마우스 등 입력장치를 컨트롤하며 게임을 즐기는 맛이 일품이지만, 남들이 하는 게임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더욱이 전문 프로게이머들이 하는 경기를 보는 것은 대리만족까지 더해져 색다른 묘미를 제공한다.

추석연휴 처럼 온라인과 단절돼 아쉬움이 많은 G세대들이라면, 이 참에 TV를 통해 e스포츠의 세계에 푹 빠져보는 것도 괜찮은 대안이다. 통상적으로 명절 연휴엔 e스포츠가 휴식기에 접어드는게 보통이지만, 이번 연휴엔 빅이벤트가 많아 팬들을 설레게한다.

대표적인 것이 CJ미디어가 서울시와 공동으로 마련한 ‘슈퍼파이트’. K1과 같은 이벤트성 대회인 ‘슈퍼파이트’는 오는 3일 서울 코엑스 대서양홀에서 테란의 황제 임요환과 폭풍저그 홍진호가 맞대결한다.

이른바 ‘임진록’이라 불리우는 두 선수간의 경기는 1년4개월만에 열리는 공식 대회란 점에서 관심을 증폭시키기에 충분하다. XTM, 엑스포츠 등 CJ계열 3대 케이블채널을 비롯해 인터넷으로도 생중계될 예정이어서 이번 연휴 최대 빅이벤트로 손색이 없을 전망이다.

이 밖에도 온게임넷과 MBC게임을 통해 ‘카트라이더’ ‘스페셜포스’ ‘서든어택’ ‘피파온라인’ ‘위닝일레븐’ 등 다양한 e스포츠 리그가 연휴 내내 방송을 탈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추석엔 게임을 통해 신·구세대간의 대화의 문을 열고 기쁨을 공감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면서 “게임은 이미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정보화 시대의 대표적인 문화 콘텐츠로 뿌리를 굳건히 내렸다”고 강조한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