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에 임하는 문화부 분위기

문화관광부 국감이 11일부터 시작됨에 따라 산하 기관들의 보폭도 빨라지고 있다. 이번 국감은 문화부 사상 가장 뼈아프게 겪어야 하는 국감이란 점에서 이를 준비하는 관계 팀이나 한국게임산업개발원(원장 우종식), 영상물등급위원회(위원장 이경순) 산하 기관에는 위기감 마저 감돌고 있다.



특히 문화부의 경우 게임산업 정책의 실패와 함께 게임산업 정책을 총괄했던 아무개 국장의 수뢰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더욱 난처한 입장에 처해있다.

 

문화부는 이 때문에 ‘바다이야기’사태 보다는 새롭게 시행되는 게임산업진흥법이나 게임물등급위원회 등으로 관심을 돌릴 수 있는 비책에 골몰하고 있다. 하지만 바다이

야기가 워낙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라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개발원도 이번 국감에 크게 긴장하고 있는 분위기다. 개발원 존립 여부가 최대 화두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개발원은 그동안 감사원 감사를 통해 줄곧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KOKA)과의 중복사업을 지적 받아왔다. 이런 와중에 경품용 상품권 문제가 터짐으로써 개발원의 입지를 더욱 좁히고 있다.

KOKA와의 통·폐합 문제가 집중 거론될 것이라는 가상아래 질의서를 준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개발원은 이에따라 게임산업 진흥을 위해서는 개발원의 역할과 기능이 절실하다는 점을 강조하는등 통·폐합에 따른 문제점과 후유증을 집중 부각한다는 계획이다. 이와함께 그동안 거론됐던 개발원의 비리의혹에 대해서는 실체없는 뜬 소문을 가지고 논란이 야기됐음을 밝히는 등 적극적인 해명에 나서기로 했다.

 

이에대해 한 관계자는 “감사원의 감사에서도 개발원의 비리가 나오지 않았고 그러한 지적도 받은 바없다”면서 “이 문제가 거론되면 정면돌파를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등위는 이번 국감에서 전문성과 도덕성 추궁에 대비한다는 방침이다.이미 여러차례 이에 대한 경고를 받은 바 있는 영등위는 그러나 의원들의 질의가 있을 경우 현안보다 개선책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영등위는 또 소위 위원들의 뇌물수수 사건과 등급심의의 문제점에 대해 집중 충궁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예상 질의에 대한 답변서를 준비하고 있다. 아직 뇌물 수수와 관련, 검찰에서도 뚜렷한 증거를 찾지 못하고 있는 주변정황은 그나마 호재로 여기고 있다. 따라서 이 문제가 집중 거론될 경우 검찰쪽으로 공을 넘기는 등 의혹수준에 머물고 있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등급심의를 내준 부분에 대해서는 영등위도 아직 뚜렷한 대응책을 만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문화부가 등급 심의와 관련, 영등위에 완화심의를 요구해 온 점을 강조하며 문화부 책임론을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이와함께 영등위 위원들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국감장에서 내놓을 가능성도 크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국감현장은 뜨거운 이슈와 함께 어떤 의원이 어떤 활약 펼칠까 하는 것도 관심거리가 된다. 문제의 핵심을 파고드는 날카로운 질문을 퍼붓는 의원은 단번에 ‘스타 의원’으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만 엉뚱한 질문을 남발 하는 의원에 대해서는 함량미달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기도 한다.

 

그래서 국감장은 정부 관계자 뿐만 아니라 의원들에게도 시험장이 될 수 밖에 없다. 더군다나 이번 문화부 국감은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성인 도박 ‘바다이야기’에 대한 집중적인 감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여 과연 누가 국민들의 마음을 후련하게 씻어줄지에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국감에서 가장 큰 활약이 기대되는 의원은 이미 ‘바다이야기’와 관련해 여러번 날카로운 지적을 해 왔던 민주당 손봉숙의원이다. 손 의원은 그동안 ‘바다이야기’와 관련, 문화부의 정책실패와 상품권 선정 과정에서의 비리 등을 꾸준히 제기하면서 스타급 의원으로 부상했다. 손 의원측은 잡은 기세를 국감장으로까지 이어가 언론과 국민들에게 확실한 이미지를 심어주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열린우리당도 이번 국감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주자가 노웅래 의원. 열린우리당은 무엇보다 한나라당 박형준 의원의 외유를 걸고 넘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문광위 위원들의 도덕적 해이에 대해서도 집중적인 공격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한나라당의 입지를 약화시키면서 노 의원을 스타 의원으로 만든다는 전략이다.

 

이에따라 열린우리당은 바다이야기의 실체도 그 것이지만 그와 연루된 야당 의원들의 비리와 정책 입안과정에서 간과한 잇단 문제점들을 집중거론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바다이야기’ 등급 분류 과정에서드러난 금품수수문제와 정계 유력인사의 개입설, 상품권 지정 업체 선정 과정에서의 로비 문제등을 규명하는데 힘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이런 이유로 국감장에서 의외의 핵폭탄급 발언이 나올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같은 문광위 소속 의원들의 경쟁은 이미 국감이 시작하기도 전에 불붙은 상태다. 연린우리당이 내놓은 게임진흥법 손질을 위한 9개 개정안은 국감의 향배를 내다볼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늘 그래왔듯이 한탕주의로 근거도 없는 폭로성 발언이 줄을 잇는 다거나 솔루션 제공보다는 문제제기에 집착할 경우 변죽만 울린 국감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 스타의식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바다이야기 사태에 집중하다 큰 그림을 놓치는 우를 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진지한 접근론을 주문하는 관계자들이 적지않다.

 

한 관계자는 “국감이 정쟁으로 흐를경우 게임산업 관련 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정책검증은 실종하고 현안이 되고 있는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책과 e스포츠 활성화를 위한 대안등 큰 줄기를 놓칠 수 있다”며 의원들의 책임감있는 국감자세를 촉구했다.문화부는 오는 11일부터 국감을 시작, 31일 일정을 끝마치게 된다. 이번 국감에서 가장 뜨겁게 설전이 오고갈 문화부와 영등위, 개발원은 국감 초기인 11일과 12일로 일정이 잡혀 있다.

 

이밖에 언론분야는 16일, 방송분야는 19일,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은 24일에 국감을 받는다. 이슈로 떠오른 개발원과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의 통·폐합 여부는 24일 께면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일시 부처

10월11일 문화부 본청

12일 영상물등급위원회, 게임산업개발원

  13일 문화재청

  16일 언론중재위원회를 비롯한 언론분야

  17일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예술의 전당 등

  18일 국정감사 자료정리

  19일 방송위원회 등 방송분야 관련 위원회

  20일 강원도 평창 시찰(동계올림픽 개최 관련)

  21일 한국방송공사

  24일 영화진흥위원회,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25일 현장시찰 (경륜장, 경정장)

  26일 대한체육회 등

  27일 국정홍보처

  30일 국감정리

<안희찬기자 chani7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