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프로리그 후기리그 판세 분석

지난 2일 개막한 ‘2006 스카이 프로리그’ 후기리그가 초반부터 물고 물리는 접전을 이어가며 열기를 더하고 있다. 특히 지난 전기리그와는 정반대의 결과가 속출하는 등 이변이 일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초 상위권 그룹으로 분류되던 팀들이 연패를 거듭하며 부진하고 있는 가운데 하위권에 속했던 팀들이 계속해서 강팀을 상대로 승리를 챙겨내며 상위권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는 것. 전문가들은 “아직 시즌 초반이라 이러한 이변이 계속될 것인지는 더 지켜봐야겠지만 현재 분위기로는 프로리그 판도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시즌 초 무엇보다 지난 전기리그 하위권을 구성하고 있던 팀들의 약진이 무섭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아직 기업팀으로 창단하지 못한 이네이처와 소울의 선전이다. 이들은 창단이라는 공통된 목표를 가지고 프로리그에 올인하고 있는 상황.

때문에 지난 전기리그의 부진을 딛고 일어서기 위해 엔트리에 많은 변화를 주는 모험수를 뒀다. 새롭게 보강된 신예선수들을 바로 실전에 투입하는 과감함을 보인 것. 이러한 변화는 팀을 더욱 결집시키는 요소로 작용했고 예상 밖의 좋은 결과를 보였다. 특히 전기리그 10위에 랭크됐던 이네이처톱은 우승 후보 SK텔레콤T1과 팬택이엑스를 잡아내며 벌써 2승째를 기록하고 있다.

비록 STX소울에 불의의 일격을 당했지만 승리를 거둔 팀들이 최고 레벨이라는 점에서 그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STX의 창단 조건부 후원을 받고 있는 소울도 배수진을 치고 있기는 마찬가지. 소울은 지난 시즌 STX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프로리그에 올인했지만 꼴찌로 시즌을 마감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하지만 이제 더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는 소울의 의지가 전기리그 3위를 차지한 CJ를 무너뜨리는 이변을 연출했다.

삼성의 약진도 지켜볼 만한 대목이다. 팀 감독의 이름인 가을에 유독 강한 면모를 보여왔던 삼성이 또 다시 ‘가을의 전설’을 만들어 갈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것. 지난 전기리그 전문가들의 ‘충분한 우승전력을 갖춘 팀’이라는 전망을 무색케 하며 4승 6패의 성적으로 8위에 머물렀던 삼성은 후기리그 시작 전부터 양대 개인리그에 많은 팀원들을 진출시키며 가을의 전설을 재현할 조짐을 보여왔다.

그리고 시작된 후기리그, 이러한 개인리그의 상승세는 고스란히 팀 성적에 반영됐다. KTF매직엔스와 온게임넷 스파키즈를 물리치고 당당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시즌 초 연승가도를 달리고 있는 르까프OZ의 돌풍은 지난 전기리그부터 어느 정도 예견돼 왔던 사실이다.

르까프OZ는 지난 전기리그에서 전문가들이 가장 주목해야 할 팀으로 꼽았지만 창단효과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3승 7패의 초라한 성적표와 함께 하위권에 랭크됐다. 하지만 후기리그 시작과 함께 2연승 가도를 달리며 창단효과가 서서이 빛을 발하고 있어 다시 한번 주목해야 할 팀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반면 우승후보군으로 분류됐던 SK텔레콤 T1, KTF매직엔스, 팬택이엑스는 지난 시즌 강력했던 포스를 잃고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연속 4회 우승에 빛나는 SK텔레콤T1의 추락.

SK텔레콤T1은 개막전에서 팬택이엑스를 상대로 1승을 챙기며 4회 연속 우승자의 위용을 과시하는 듯 했으나 약체로 평가받던 이네이처에게 역전패 당하는 수모를 겪는 등 2연패의 늪에 빠졌다. 주장의 완장을 차고 있는 ‘테란의 황제’ 임요환이 군 입대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팀 분위기가 어수선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이 어느정도 맞아들어 간 것이다.

감독을 교체하고 재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KTF매직엔스와 팬택이엑스도 지난 시즌과 달리 주춤한 모습을 보이며 하위권에 랭크됐다. 우선 감독교체와 함께 팀 체질을 개선 중인 영원한 우승후보 KTF매직엔스는 시즌 초반 이렇다 할 힘을 쓰지 못하고 하위권 팀에 연패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최근 팬택이엑스에 승리를 따내며 전환점을 마련한 듯 보이지만 상대가 연패를 거듭하고 있는 팀이라는 점에서 이번 시즌 많은 난관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KTF매직엔스와 마찬가지로 감독을 교체한 팬택이엑스는 3연패를 당하며 최하위에 랭크됐다. 지난 시즌 아쉽게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한 팬택은 절치부심, 감독을 교체하는 등 팀 체제를 전면 개편했지만 KTF매직엔스와 삼성전자, 이네이처에게 3연패를 당하며 최하위권의 수렁으로 빠져들었다.이러한 프로리그 지각 변동에 대해 전문가들은 두가지 견해를 내놓고 있다. 시즌 초에 생긴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측과 새로운 이변의 주인공이 탄생하게 될 전주곡이라는 시각으로 갈리고 있는 것.

일부 전문가들은 시즌 초반이라 각 팀들이 새로운 전략을 시험하고 있기 때문에 생긴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특히 감독서부터 팀 체질까지 대대적인 물갈이를 하고 있는 KTF매직엔스와 팬택이엑스는 재정비를 마무리 하지 못한 상황 때문에 다소 실망스러운 경기를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 이변이 연출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지난 시즌과 비슷한 상황으로 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전문가는 “상위권에 랭크된 이변의 주인공들 또한 새로운 전략을 시험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라며 “이번 시즌 포스트 시즌에 많은 우승후보들이 탈락하는 이변이 연출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시즌 초반 시험적인 무대를 갖는 것은 모든 팀들이 공통된 사항이며 전기리그 하위팀들은 이러한 시험에 성공하고 있지만 기존 강자들은 이러한 변화를 제대로 소화하고 있지 못하다는 분석이다.

후기리그 초반 곳곳에서 많은 이변의 조짐이 보이고 있는 가운데 상위권으로 분류되던 팀들이 이러한 이변을 잠재우고 쿠데타를 잠재울 것인지 약체로 평가받던 팀들의 대 반란을 일어날 것인지 앞으로의 경기결과가 더욱 주목된다.MBC게임히어로는 김택용이 1세트에서 초반 1질럿 공격으로 일꾼 2기를 잡아내며 승기를 잡은 후 상대를 몰아붙여 gg를 받아냈다. 하지만 믿었던 ‘앙팡테리블’ 염보성이 2세트에서 김윤환의 다수 드랍쉽 전략에 본진을 유린당하며 승부는 다시 원점이 됐다.

또 이 후 벌어진 팀플레이에서 박정석·홍진호의 벽에 부딪혀 1패를 당하며 역전을 당했다. 하지만 이후 출전한 서경종과 이재호가 한 발 빠른 공격 타이밍으로 상대를 공격, 재 역전의 짜릿함과 함께 시즌 첫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최강팀 SK텔레콤T1을 맞이한 이네이처톱은 선봉으로 나선 서기수와 조용성이 SK텔레콤의 김성제와 박태민의 압박공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gg를 선언하며 패색을 짙게 드리웠다.

하지만 팀플레이에서 입구를 봉쇄하는 전략으로 1승을 챙긴 후 기사회생 했다. 이 후 4세트에선 김원기가 전상욱을 상대로 30여분 가까운 혈투 끝에 승리를 거두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상승세를 탄 이네이처의 마지막 주자로 나선 선수는 서기수. 서기수는 정찰을 통해 상대 박용욱의 전략을 파악한 후 본진을 압박하며 환상의 역전승을 거뒀다.

 

<김명근기자 diony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