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 관련 기관과 업계에 책읽기 바람이 한창이다. 기관장이나 최고경영자(CEO)가 도서 목록을 지정해 직원들에게 추천하면, 직원들은 이를 읽고 CEO와 소감을 나눈다. 자칫 쉽게 단절될 수 있는 CEO와 직원 간 언로가 책을 통해 자연스레 열리는 셈이다.
올 가을 김창곤 한국전산원장이 30여명의 팀장급 직원에게 추천한 책은 밥 애덤스의 ‘팀장 리더십’을 비롯해 △팀장 3년차-좋은 팀장을 넘어 위대한 팀장으로(크리스 클라르크엡스타인 저) △경영자의 실수: 피해야 할 57가지 함정(마크 애플러 저) △이런 팀장이 회사를 살린다(김승용 저) 등이다.
특히 김 원장은 이들 책을 모두 꼼꼼히 읽고 요약본까지 손수 챙겨 각 팀장에게 e메일로 보내준다. 김 원장은 “팀장도 결국 한 조직의 최고책임자고 팀에서는 한 명의 CEO”라며 “팀장들과 책을 통해 이 같은 사상을 공유하고 토론하고 싶어 책 몇 권을 추천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세계I&C는 작년부터 반기별로 직원들에게 책을 선물하고 있다. 평소 독서광으로 소문난 이상현 사장이 직원들과 함께 읽으면 좋을 책을 2∼3권 골라 추천하면, 인사팀이 이를 일괄 구매해 직원들에게 나눠주는 방식이다.
직원들은 본인이 읽고 싶은 책을 골라 보고 A4 1장 분량 정도의 소감을 사내 게시판에 남긴다. 이 사장의 추천 도서목록은 △배려 △인생수업 △덕의 기술 등 긍정적인 사고 방식을 주제로 다루는 책이 대부분이다. 이는 신세계I&C 경영철학인 ‘좋은 생각’과 맥을 같이한다는 게 이 사장의 설명이다.
대우정보시스템은 업무의 연장선에서 책읽기가 진행된다. 120여명의 팀장급과 프로젝트 매니저는 매달 마지막주에 실시되는 ‘리더혁신 워크숍’에서 사전 고지된 지정 도서를 읽고 독후감을 의무 제출해야 한다.
여기서 우수 독후감으로 선정된 8명은 3시간여 동안 진행되는 패널토의에 참석해야 한다. 이 토의에는 정성립 회장도 직접 참석한다.
최근 열린 3차 워크숍에서는 사전에 배포된 ‘한국에는 소프트웨어가 없다’를 읽고 8명의 패널이 토의를 진행했다. 1·2차 워크숍 때의 지정 도서는 각각 ‘탁월한 조직이 빠지기 쉬운 5가지 함정’과 ‘도대체 나는 뭐가 문제지’였다.
류경동기자@전자신문, ninano@
신세계I&C 직원들이 CEO 선정 권장 도서를 읽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