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로봇 대회 "뭐가 다른거야?"

 정보통신부와 산업자원부가 한 달 간격으로 잇따라 치르는 휴머노이드 로봇 경진대회의 중복성 논란이 벌어지는 가운데 이들 대회의 참가로봇과 종목이 대부분 겹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뒤늦게 URC로봇대회를 신설해 최근 개최한 정통부는 “URC 대회는 다른 대회와 달리 서버와 연동해 로봇이 자율적으로 판단하는 한 차원 높은 로봇 기술을 가리는 대회”라며 중복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대회에 출전한 주요 로봇이 2주전 민간주최 대회(로보원 그랑프리)에 참여한 로봇과 동일했고 한 달 뒤 열리는 산자부의 국제로봇컨테스트 휴머노이드 부문에 참가하는 로봇과도 겹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표 참조)

URC 대회에서 1∼3등을 차지한 엑셀리온, 해일2006, 슈미트퓨처 등의 로봇은 모두 2주전 ‘로보원’ 대회에서 수위에 올랐던 로봇들이고 기술상과 디자인상을 받은 마이로­R와 삐에로보도 EBS가 방송하는 ‘로봇파워’나 ‘로보원’ 대회의 스타급 로봇이다.

이에 따라 정통부가 신설한 URC로봇대회가 새로운 로봇기술이나 마니아를 발굴하기 보다는 기존의 ‘스타로봇’을 동원해 볼거리를 만드는데 그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URC 대회의 종목도 정통부 주장과 달리 다른 대회와 차별점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URC 대회 휴머노이드 부문은 △로봇격투 △퍼포먼스 △달리기 △길찾기로 구성됐다.

이중 로봇격투와 퍼포먼스는 민간 주최의 로보원 대회와 동일한 데다 정통부가 차별점으로 주장한 네트워크·서버연동 기술도 대부분 사용되지 않았다. 또 URC대회에서 치러진 △이어달리기와 △길찾기 종목도 센서를 활용한 기술을 적용한다는 점에서 국제로봇컨테스트 종목인 U-SoC로봇 대회, 모듈형 지능로봇 대회와 사실상 같은 내용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로봇 경진대회는 지자체는 물론 민간 기업들이 산발적으로 개최해온 것이 문제”라며 “이런 와중에 기존 대회와 유사한 대회를 정부가 뒤늦게 신설해 뛰어드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