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차전지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소니의 대량 리콜 사태로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일본 2차전지 산업이 주춤거리고 있다. 싼 가격을 앞세워 무섭게 치고 올라오던 중국도 품질의 한계로 급락하고 있다. 이 틈을 타서 우리나라 2차전지 산업은 중국을 따돌리고 일본과 정면승부를 벌이고 있다. 2년 전의 주춤거리던 모습에서 완전히 벗어났으며 완연한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국내 2차전지 산업이 더 없는 호기를 잡은 셈이다. 다만 지속적인 엔화 약세가 암초로 부상했고 소재산업의 취약성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변화의 시기에 선 국내 2차전지 산업이 세계 1등 제품이 될 수 있도록 현황과 전망 그리고 풀어야 할 과제에 대해 3회에 걸쳐 모색해본다. <편집자 주>
일본이 주도하던 세계 2차전지 시장에서 국내 2차전지 산업의 쌍두마차인 삼성SDI와 LG화학이 약진을 거듭하면서 한일전 구도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삼성SDI는 곧 일본 소니를 추월, 세계 2위에 오르고 LG화학도 연내에 일본 MBI를 따돌리고 4강 진입이 가능할 전망이다. 특히 싼 인건비를 앞세워 무섭게 추격하던 BYD 등 중국 업체는 이제 우리의 적수가 아니다.
작년 상반기만 해도 세계 2차전지 시장은 일본의 산요·소니·MBI가 빅3 자리를 굳게 지켰다. 삼성SDI는 1위 산요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판매량으로 4위, LG화학은 중국 BYD에도 뒤떨어지는 6위에 머물러 있었다. 1년이 좀 더 지난 지금 상황은 확 달라졌다. 삼성SDI는 작년 7월 일본 MBI를 제치고 세계 3강에 진입한 기세를 몰아 소니까지 제치고 2위 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 2분기 월 평균 2000만셀의 2차전지를 판매했는데 3분기에는 이 수치가 2600만셀 정도로 기대된다.
일본의 시장조사기관인 IIT의 자료에 따르면 일본 소니는 2분기 2600만셀을 판매, 삼성SDI를 앞섰지만 3분기 예상 판매량은 2700만셀가량으로 보인다. 이 예측대로라면 3분기에도 소니가 삼성SDI를 약간 앞서지만 최근 소니가 델에 납품한 노트북PC용 배터리 대량 리콜로 인해 상황이 급변했다. 소니의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그 물량은 나머지 업체에 돌아가게 마련이다. 이진건 삼성SDI 상무는 “올해 세계 시장의 15%를 점유해 2위 자리를 굳힐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도 1년 이상 지속된 부진을 씻고 4강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LG화학은 월 평균 판매량은 지난 1분기 1200만셀을 거쳐 2분기에는 1400만셀로 높아졌다. 3분기 1600만셀, 4분기 1800만셀로 지속적인 상승세가 예상된다. 이 추세면 LG화학은 오는 연말쯤 일본 MBI와 치열한 4강 다툼을 벌이게 된다.
LG화학은 특히 다른 2차전지 업체에 비해 설비 가동의 여유가 있어 최근 소니 배터리 리콜에 따른 반사이익이 상대적으로 더 기대된다.
김반석 사장은 “현재 2차전지 라인의 가동률은 50% 남짓이며 이를 끌어올리기 위해 특단의 마케팅 전략을 펼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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