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차세대 시스템 가동 첫날…빈 틈 없었다

 # 10월 4일 오후 11시 30분=옛 신한은행과 조흥은행 주전산시스템 가동 중단. 차세대 통합시스템 전환 작업 돌입.

 # 10월 9일 새벽 2시 40분=계정계·정보계 시스템 사전 가동, 인터넷뱅킹·자동화기기 서비스 준비 완료.

 # 10월 9일 오전 7시=대외계 시스템 가동, 차세대 시스템을 이용한 전체 금융 서비스 및 업무 개시.

 

 지난 추석 연휴를 이용해 시스템 전환에 나선 신한은행이 9일 오전 외부 금융기관 공동망과 연계되는 대외계 시스템 가동을 끝으로 계정계·정보계·대외계를 포함한 차세대 통합 시스템(NBS:New Banking System)을 정식 개통했다. 지난 2004년 말 프로젝트 착수 이후 약 21개월 만에 옛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의 시스템을 통합한 차세대 시스템이 세간에 모습을 드러냈다.

 

 ◇차세대 시스템 부팅 =지난 나흘간 연휴를 반납하고 서울 태평로 본점과 경기도 일산 통합 주전산센터 그리고 전국 각 영업점에 출근해 시스템 이행을 준비한 신한은행과 지주회사 직원들은 9일 새벽 계정계·정보계 시스템을 가동 대기상태로 두고 인터넷뱅킹·자동화기기 등의 서비스 준비를 마쳤다. 그리고 오전 7시 마지막으로 대외계 시스템을 가동한 뒤 숨을 죽였다.

 잠시 후 다른 은행과 예정된 거래처리를 위한 첫 트랜잭션 정보가 종합 상황실 디스플레이에 올라왔다. 차세대 시스템을 거친 공식적인 금융거래가 이뤄졌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다. 신한은행은 물론이고 모든 금융기관에서 본격화될 연휴 뒤 거래 트랜잭션을 소화해야 한다. 긴장의 고삐를 풀 수 없다.

 9일 개통 후 오전 한때 인터넷뱅킹 사이트 접속이 다소 지연되기도 했지만 전산망이 다운되는 사태는 빚어지지 않았다.

 박영설 신한은행 부장은 “시스템 가동 후 온오프라인에서 정상적인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며 “향후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보완으로 시스템 안정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워진 IT인프라=이번에 개통된 NBS는 옛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의 실질적인 통합을 실현하고 ‘뱅크워’로 요약되는 치열한 은행간 경쟁을 효율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구축됐다.

 기업은행(2004년 9월 개통)·우리은행(2004년 9월 〃)·외환은행(2005년 2월 〃)에 이어 시중은행 가운데 네 번째로 개통된 차세대 시스템이다.

 NBS는 지난 2004년 말부터 IT서비스 업체인 LG CNS를 비롯해 티맥스소프트(코어뱅킹)·한국HP(서버)·한국EMC(스토리지) 등 SW·HW 업체들이 참여해 과거의 메인프레임이 아닌 유닉스 오픈(개방형) 플랫폼 환경에서 개발됐다.

 초당 최다 3000건 수준의 트랜잭션 처리능력을 가진 이 시스템은 지난해 말 확장공사가 이뤄진 옛 신한은행 주전산센터(경기도 일산)에 들어섰다.

 NBS 가동으로 그동안 옛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에서 각각 금융 서비스를 이용했던 고객은 모든 통합 신한은행 영업점에서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인터넷뱅킹의 조회·이체 등도 두 은행을 구분할 필요가 없다.

 기존에 1주일에서 한 달 정도 소요되던 상품개발도 프로덕트팩터리 시스템을 이용해 짧게는 하루나 이틀 만에 완성할 수 있게 됐다.

 ◇오픈 환경에 대한 자신감=신한은행의 차세대 시스템은 이미 개통된 외환은행 차세대 시스템의 뒤를 이어 유닉스 환경에서 구현된 현존 은행권 최대 유닉스 사이트로, 오픈 시스템의 대용량 트랜잭션 처리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명실상부한 레퍼런스(준거) 사이트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그동안 국내 최대 규모의 주전산 시스템을 유닉스 환경으로 다운사이징할 예정인 농협과 다운사이징을 검토중인 다른 은행의 높은 관심을 불러왔다.

 이 같은 관심 속에 KB국민은행·농협에 이어 우리은행과 비슷한 규모의 주전산시스템 규모와 트랜잭션을 보유한 신한은행이 오픈 시스템을 별 무리 없이 개통함에 따라 그동안 일각에서 제기돼 오던 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기우로 돌려놨다.

 이제 신한은행에 이어 진행될 농협의 차세대 프로젝트와 아직 플랫폼 전략을 확정하지 않은 하나은행, 대구·부산은행 등의 차세대 전략으로 차세대 은행권 시장의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