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기 맞는 오디오 시장

세계적인 오디오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 개척에 활기를 띠고 있는 가운데, 이트로닉스도 인켈 브랜드 오디오 사업에 적극적인 투자 의사를 밝혔다. 사진은 인텔의 오디오 제품.
세계적인 오디오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 개척에 활기를 띠고 있는 가운데, 이트로닉스도 인켈 브랜드 오디오 사업에 적극적인 투자 의사를 밝혔다. 사진은 인텔의 오디오 제품.

 세계적인 오디오 브랜드인 마란츠와 데논이 국내 지사 설립과 함께 한국 오디오 시장 개척에 팔을 걷어붙인다. 덴마크 스피커 전문회사 야모도 컴장수를 통해 국내에 진출한다. 이 밖에 국내 오디오 브랜드인 인켈도 매각이 마무리되는 대로 투자를 재개해 정통성 회복에 나설 예정이다.

 이들은 ‘오디오 명가’답게 음질은 물론이고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 국내 오디오 시장에 적잖은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내 오디오 시장은 MP3플레이어와 같은 휴대형 디지털기기가 득세하면서 침체기를 걷고 있고, 홈시어터에서도 삼성과 LG전자 등 대기업 위주로 재편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들 전문업체의 ‘용틀임’은 어떤 형태로든 국내 오디오 시장에 활력소가 될 전망이다.

 곽태훈 야마하코리아 팀장도 “세계적인 오디오 제조사들이 내수 영업을 본격화함에 따라 국내 하이파이 오디오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전문 오디오 메이커가 만든 제품은 소리의 품격이 다르다”고 전제하고 “일체형 홈시어터 이용자도 2∼3년 후에는 하이 퀄리티의 전문 오디오를 찾게 돼 오디오 시장에 ‘제2의 전성기’가 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마란츠 & 데논=그간 마란츠코리아와 삼원코리아를 통해 국내에 소개됐던 마란츠와 데논이 D&M세일즈앤마케팅코리아라는 지사를 통해 한국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지난해 마란츠와 데논이 합병해 D&M홀딩스가 새롭게 설립된 데 따른 것으로 국내에서는 내달 공식 론칭 행사가 개최될 예정이다. 인원은 17명 안팎이며 전문유통매장인 삼성사 출신의 황현식씨를 지사장으로 내정했다.

 D&M세일즈앤마케팅코리아는 기존 마란츠코리아와 삼원코리아(수입사) 체제를 하나로 묶어 체계적이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하게 된다. 특히 일본 본사가 직접 영업지원에 나서 영업력이 대폭 강화될 전망이며, 제품군도 기존 AV리시버 외에 보스턴·스멜을 포함한 스피커 7∼8종, 저가형 일체형 홈시어터까지 확대해 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주경한 D&M세일즈앤마케팅코리아 부장은 “지사가 설립됨에 따라 기존 총판체제와 달리 공격적으로 영업과 마케팅을 전개하게 될 것”이라며 “제품군이나 가격대에서도 훨씬 탄력적으로 운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덴마크 정통 스피커, 야모=덴마크 정통 스피커 전문회사인 ‘야모’도 컴장수를 통해 이달 말부터 국내에 소개될 예정이다. 김장수 컴장수 사장은 “현재 가격대를 조율하고 있다”며 “이르면 이달 말께 들여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컴장수는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던 30만∼40만원대 저가형 제품을 들여오는 등 틈새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김장수 사장은 “컴장수는 미국 스피커 1위 브랜드인 ‘클립시’를 한국에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노하우가 있다”며 “이전에 야모 일부 제품을 수입·판매했던 삼원코리아에 비해 더 많은 힘을 실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클립시’는 중고가 정책을, ‘야모’는 저가 정책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높여 가겠다”고 덧붙였다.

 ◇새주인 맞은 인켈=법정관리 5년 11개월 만에 풍안방직 컨소시엄에 매각, 새주인을 맞은 이트로닉스도 잃어버린 ‘인켈’의 자존심 회복에 나설 방침이다. 풍안방직 측이 오디오 사업에 적극적인 투자 의지를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 일환으로 중국 선전과 한국에 오디오 공장을 신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도 중국 선전 임차공장에서 오디오를 생산하고 있으나 시설 부족으로 주문량을 제작하기가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5000여평 규모의 부지를 새로 알아보고 있으며, 고급 오디오를 생산하기 위해 부평 등지에도 공장을 지을 것으로 알려졌다.

 박승두 이트로닉스 사장은 “오디오가 채산성이 낮은 사업이지만 풍안방직 측에서 ‘인켈’ 브랜드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며 “투자가 계속될 경우 ‘인켈’은 중흥기를 맞으며 오디오 업계에 새로운 변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은아기자@전자신문, ea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