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연 사상체질 유전자 확인 연구 돌입

  국내 연구진이 4대 62가구 167명에 이르는 대 가족의 가계를 통해 소양· 소음·태양· 태음 등 사상체질을 결정하는 유전자를 확인하는 연구에 착수했다.

대덕연구개발특구내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이형주)은 대전 서구에 거주하는 청주(淸州) 한(韓)씨 가족 4대 62가구 167명에 대한 사상체질 유전체 연구를 통해 사상 체질의 유전성을 확인하고 체질을 결정하는데 관여하고 있는 유전자를 탐색해 체질을 결정하는 유전자를 규명하는 연구를 시작했다고 10일 밝혔다.

사상 체질 유전자 연구는 국내 일부 한의과 대학과 관련 기업이 소규모 집단에 적용, 시도했지만 이처럼 4대에 걸쳐 대규모로 체계적인 연구를 시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체질의 유전성을 규명하려면 DNA 유전체 연구가 필요하며 여러 대에 걸친 많은 수의 가족이 필수적이다.

이번에 대상이 되는 한씨 가족은 지난 44년 지금은 고인이 된 한인섭씨와 김필례씨(80)사이 9남매가 태어난 이후 60여년 동안 손자, 손녀 등 4대에 걸쳐 62가구, 167명의 대가족이 형성됐다.

연구진은 이런 특별한 가족이 KBS 제2TV 가족 프로그램인 ‘이홍렬 홍은희의 여유만만’ 프로그램에 방영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녹화장까지 쫓아다니면서 동의를 구했다.

연구진은 우선 가계 구성원의 체질을 진맥이나 한약 등을 통해 진단하고 혈당검사나 간 검사 등 양방에서 이용하는 다양한 검사를 실시해 임상정보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렇게 확보된 유전자 정보를 DNA 칩으로 체질과 관련된 변이 정보인 SNP(단일염기다형)가 있는지 없는지를 추적해 관련 유전자를 확인하고 연관 분석을 통해 체질의 유전양상을 분석할 방침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성공하면 경험적이고 주관적인 사상체질학의 객관화와 과학화 분야가 진전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도출된 체질 임상정보와 유전체 정보를 활용하면 체질별 맞춤약물 개발이 활성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발굴된 체질 유전자를 통해 DNA 칩 또는 키트형태로 제작하여 간편하고 정확하게 체질을 진단할 수 있는 진단기기를 개발하고 분석체계를 개발할 예정이다.

김종열 박사는 “이번 연구는 체질이 유전되는지, 그리고 유전된 체질에 따라 질병도 유전되는지 상관관계를 규명하게 된다”면서 “전통의학과 서양의학의 만남을 통해 난치병 치료에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