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프레임 전쟁 `공수교대`

 메인프레임 다운사이징을 둘러싼 한국HP와 한국IBM의 ‘힘 겨루기’가 새 국면을 맞았다.

 한국HP가 삼성생명에 이어 지난 9일 신한은행·SKT 등 대형 사이트를 연이어 확보하고 메인프레임 다운사이징 전문팀(MFE) 아태본부를 한국에 유치하는 등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 이에 맞서 그동안 공격적으로 사이트 확보에 나섰던 한국IBM은 메인프레임 탄력 요금제인 ‘OIO’를 더욱 확대하는 등 수성 전략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한국HP, 2008년까지 15개 추가 다운사이징=한국HP의 메인프레임 다운사이징 목표가 더욱 공격적으로 변했다. 한국HP는 국내 50여개 메인프레임 사이트 리스트를 뽑아 이중 절반 이상인 25개를 2008년까지 다운사이징을 끝내거나 추진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 전인호 상무는 “25개 중 과반수 이상인 15∼20개 정도는 한국HP 사이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국HP는 메인프레임 다운사이징의 방향타를 금융에서 공공, 나아가 아태지역으로 옮겨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HP 측은 “단기적으로는 한국증권선물거래소(KRX)와 현대자동차에서 승부를 내고 중장기적으로는 국세청 등 공공 메인프레임 사이트를 공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국HP는 본사 인력과 자금을 지원받아 티맥스소프트와 공동으로 아태지역 3, 4개 사이트를 접촉한다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IBM, 메인프레임 탄력 요금제 확대=한국IBM은 올초 10만달러짜리 메인프레임을 내놓는 등 공격적인 전략을 취했지만, 다시 수성 전략으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대형 차세대 프로젝트가 줄줄이 예고돼 있는만큼 사이트를 지키는 일이 중요하기 때문.

 한국IBM은 메인프레임 OIO(Open Infrastructure Offering) 요금제를 더욱 확대하는 등 다양한 수성 전략 마련에 착수했다. 한국IBM은 “메인프레임은 성능은 우수하지만, 가격 때문에 고민하는 고객이 적지 않다”면서 “주요 사이트를 OIO로 전환, 가격 부담을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일종의 탄력 요금제인 OIO 방식은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한 뒤 계약 기간에 매월 얼마씩 금액을 지급하는 방식. 월별 지급 금액을 고객 재정 상태에 따라 조절할 수 있다. 여기에 한국IBM은 오라클 DB 소프트웨어를 사용한 것이 특징인 일본 노무라증권의 메인프레임 사례를 적극 벤치마킹해 소개한다는 방침이다.

 탁정욱 본부장은 “올해 메인프레임으로 업사이징한 고객 사례로 새롭게 나타났다”면서 “대형 금융 사이트의 경우 중앙 서버는 메인프레임으로 유지하려는 사례가 많아 실제 결과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