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PDP 시장 주도권을 놓고 한ㆍ일간 치열한 기술·제품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PDP 기술 특허 공방이 또 다시 재연되고 있다.한·일 PDP 기업간 특허 분쟁 확전은 LG전자와 삼성SDI가 기술 개발 및 시설 투자를 통해 빠른 속도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가자 시장 상실에 대한 위협을 느낀 일본이 기술 특허를 앞세워 한국을 견제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결과로 해석되고 있다.겉으로는 일본이 기술료 문제를 내세우고 있지만 한국의 급속한 추격에 따른 위기감의 발로라는 게 LG전자와 삼성SDI의 분석이다. 이에 앞서 한·일 PDP 기업은 지난 2003년을 기점으로 PDP 특허를 둘러싸고 특허 소송 및 무효 소송을 제기하는 등 치열한 특허 분쟁을 치른 바 있다.
◇ 반복되는 한·일 PDP 특허 분쟁, 뇌관은 여전 = LG전자와 삼성SDI가 본격 양산에 돌입한 2001년, 일본 기업의 PDP 시장점유율은 97%에 이르는 등 시장을 독점했다.
하지만 LG전자와 삼성SDI는 지난 2004년 4분기 시장점유율 50%(52%)를 돌파, 처음으로 일본을 앞선 이후 2005년 1분기 65%를 기록하는 등 지난 2분기까지 줄곧 50%를 상회하는 등 일본을 추월했고 일본의 위기의식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일본 마쓰시타와 파이어니어, 후지쯔는 지난 2003년 이후 LG전자와 삼성SDI를 상대로 특허 소송을 잇따라 제기했다. 지난 2004년과 2005년 후지쯔와 마쓰시타가 각각 삼성SDI와 LG전자를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 공방 끝에 상호특허공유(크로스라이센싱)라는 타협을 도출한 사례도 있다.
하지만 한일간 PDP 특허 침해 소송은 기업 자존심을 건 양보할 수 없는 상황으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 해 12월 삼성SDI의 제소로 시작돼 마쓰시타의 맞제소에 이어 삼성SDI가 재차 마쓰시타를 제소하는 등 양사 간 특허 공방은 장기 전에 돌입했고 일본 파이어니어 또한 삼성SDI를 상대로 PDP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런 가운데 후지쯔가 PDP 모듈 관련 특허 일체를 히다찌에 이전, 히다찌가 별도의 자회사 ‘HPPL’을 설립한 것 또한 LG전자와 삼성SDI에 반갑지 않은 일이다.
LG전자 관계자는 “ HPPL이 이렇다 할 태도를 보이지 않아 어떻게 나올 지 모르겠지만 또 다른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일본의 자충수 vs 한국의 과제 = 한·일 PDP 기업간 특허 분쟁은 기술을 둘러싼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 가를 액면 그대로 보여준다.
아울러 기술과 싸우기 위해서는 상응하는 기술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도 절감하게 한다. 시장 경쟁이 아닌 특허를 이용해 경쟁 업체를 견제하겠다는 일본 기업의 행보는 이미 PDP 제조 분야에서 LG전자 ·삼성SDI와 비교, 경쟁력을 잃어 버렸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특히 삼성SDI가 일본 마쓰시타를 상대로 공격적으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 기술 우위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은 이같은 사실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그러나 PDP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시시각각 기술 흐름이 바뀌는 첨단산업인 만큼 LG전자와 삼성SDI가 특허 소송으로 오랜 시간을 낭비할 수 없다.
이에 따라 LG전자와 삼성SDI가 안정적인 PDP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 주요 차세대 기술에 대한 원천 특허권 조기발견은 물론이고 독점 라이선스 취득 등 공격적인 특허 전략을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게 안팎의 지적이다.
김원배기자@전자신문, ad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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