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레벨과 차 한잔]조광제 한글과컴퓨터 상무

[C레벨과 차 한잔]조광제 한글과컴퓨터 상무

 ‘고객과의 약속시간에 5분 늦었을 때 잃는 두 가지. 우선 약속에 늦은 본인의 미안함으로 인해 협상에서 한발 양보를 해야 하는 것. 더 중요한 것은 고객이 5분을 기다리는 동안 나와 내가 속한 회사에 대한 나쁜 기억들을 끄집어내 앞으로 있을 모든 거래는 어려워진다.’ -매너경영1.

‘골프접대 시 준비하는 골프공 세트에는 번호가 매겨져 있다. 무심코 아무 공이나 내밀며 치라고 권하는 것은 큰 실수. 먼저 좋아하는 번호가 있느냐고 물어보면 십중팔구 아무거나 달라고 한다. 중요한 것은 이 작은 배려의 질문이 오가는 2∼3초 사이에 고객은 나에게 강한 구매충동을 느낀다’ -매너경영2.

조광제 한글과컴퓨터 상무(41)가 미국 생활을 접고 한글과컴퓨터에 합류한 뒤 줄 곳 비중 있게 주장해 온 경영방침이 있다. 조 상무는 이를 ‘매너경영’이라고 부른다.

그냥 좋은 게 좋은 것 아닌가 하는 정도로 생각하는 ‘매너’에 대한 조 상무의 생각은 남다르다. 매너가 곧 회사의 경쟁력을 좌지우지하는 핵심요소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올해 한컴의 경영방침도 ‘매너경영’으로 정하고 각종 교육과 평가에 매너를 포함시킨 것도 그의 생각이다.

“품질이라는 것이 제품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기획과 판매에도 광의의 품질개념이 들어가는데 영업의 품질기준이 바로 매너입니다.”

그는 기본적인 제품의 질이 아무리 좋아도 매너가 없으면 회사 전체적인 품질수준은 저하된다고 주장한다.

특히 기술장벽이 많이 허물어진 시장에서 제품 품질만을 주장하는 것으로는 차별화를 이끌어낼 수 없다고 강조한다. 바로 경영자에서 영업사원에 이르는 모든 직원들이 매너라는 품질을 몸에 담고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조 상무의 매너경영은 실전에서 얻은 경험에서 비롯됐다. 20년간 무역 분야에 종사하며 프랑스와 미국 등 현지의 선진 기업들과 부딪히면서 터득한 성공 노하우기 때문이다.

“좋은 매너를 가진 사람에게는 부담감이나 저항감이 줄어들고, 비즈니스를 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 기회가 옵니다. 이미 실리콘밸리의 벤처기업들이 이렇게 성공하는 것을 직접 목격했고 이제 국내 벤처기업들도 이를 접목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조 상무는 한컴의 경영실적을 매너교육을 받기 전과 이후로 구분, 비교한 자료를 연말에 공개할 예정이다. 매너가 어느 정도 경영에 경향을 주는가를 직접 보여주겠다는 생각이다. 더불어 ‘벤처와 매너경영(가제)’이라는 제목의 책도 마무리 단계다.

본인의 깔끔한 옷차림이 보여주듯 직원들에게 시간약속과 옷차림에 대한 조상무의 방침은 엄격하다. 그는 “고객만족과 고객감동의 차이가 무엇인지, 에티켓과 매너의 차이가 무엇인지를 알고 실천하는 회사가 결국 승리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윤대원기자@전자신문, yun19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