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인식 벤처기업들 두번쨰 `스포트 라이트`

 지문인식 등 인체의 특징점으로 개인을 식별해 인증하는 바이오인식 벤처기업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바이오인식(생체인식)은 4∼5년 전 주목받는 신기술로 주가를 올렸지만 시장 개화가 늦어진데다 ‘패스21 윤태식 게이트’, 프라이버시 침해 시비가 터지며 큰 타격을 받았다.

 국내 바이오인식 벤처들은 혹독한 시장 구조조정을 겪은 끝에 최근 해외 공공수요가 본격화되면서 연간 50∼100%의 성장을 올린 데 이어 잇따라 투자유치에 성공하며 ‘제2의 기회’를 맞고 있다.

 ◇투자유치로 성장성 입증=유니온커뮤니티·슈프리마 등이 최근 투자유치에 성공하며 미래가치를 인정받았다.

 슈프리마(대표 이재원)는 7월 스틱아이티와 한미창투로부터 32억원의 투자를 유치해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유니온커뮤니티(대표 신요식)는 10월 일본 노무라증권이 대주주로 있는 벤처캐피털 ‘자프코 아시아’로부터 40억원을 유치했다. 이 자금을 바탕으로 지문인식 모듈, 출입통제기 등에 머문 제품군을 확대해 덩치를 키워갈 계획이다.

 디젠트(대표 안필현)와 니트젠(대표 배영훈)도 각각 국내외 투자기관의 제의를 받고 막바지 협상을 벌여 이르면 이달중 투자유치를 확정할 계획이다. 이들 회사는 알고리듬과 지문인식모듈의 경쟁력으로 해외 틈새시장을 뚫어 올해 작년 대비 50∼100%의 성장을 입증해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테스텍(대표 정영재)도 우리금융 계열사로 지문인증기 공급을 확대하고 해외 ATM 공급회사에 15억원대의 수출 계약을 하며 국내외에서 실력을 입증하고 있다. 니트젠·슈프리마·디젠트 등은 올해 11월 지문인식 기술의 우위를 가리는 FVC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기술력을 재입증한다는 계획이다.

 ◇해외시장발 태풍=업계는 바이오인식 업체가 주목받는 이유를 ‘해외 시장발 태풍’으로 해석했다. △미국 비자면제 27개국과 유럽 국가의 바이오인식 전자여권 발급 △전자선원신분증 발급 △일본·미국의 전자운전면허증 등 공공수요가 현실화되면서 바이오인식 기술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졌다는 것.

 국내 주요 업체의 주요 매출도 국내보다는 유럽·중동·아시아 시장에서 발생된다. 이런 상황에서 높은 수준의 요소기술을 갖췄으면서도 규모가 작은 국내 업체들이 투자 대상이 되고 있다.

 미국 투자회사와 접촉중인 안필현 디젠트 사장은 “지난달 미국 전시회에 다녀와 보니 시장이 열리면서 수십억 달러 규모의 M&A가 활성화되고 있었다”며 “수준급 기술을 갖춘 곳이 미국 외에 우리나라 업체 정도여서 투자자가 우리 쪽으로 눈길을 돌린 것”이라고 전했다.

 ◇기회이자 위기=전문가들은 지금 상황을 ‘기회이자 위기’로 해석했다. 해외시장발 ‘훈풍’이 불고 있지만 ‘곁불쬐기’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미국의 강력한 공공사업 추진으로 기업들의 기술 개발, 성장이 활발해져 우리의 성장 속도로는 격차가 오히려 벌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열린 바이오인식 전시회 및 콘퍼런스(BCC 2006)에서는 △TBS가 내놓은 비접촉식 3차원 지문인식기 △A4비전, 3dMD, 지오메트릭스의 3D 얼굴인식기 △OKI, 파나소닉의 원거리 홍채인식 시스템 등 한 차원 진화한 기술 △후지스의 손바닥 정맥인식 △레티카시스템의 다중인식 시스템 등 새로운 기술이 대거 등장했다. 국내 기업들이 아직 손대지 못하는 부분들이다.

 김재희 연세대 교수는 “국내 바이오인식 업계가 자리를 잡아가는 게 사실이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크게 성장하는 흐름에는 오히려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지문인식은 물론이고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 홍채, 얼굴 인식기술 확보를 위해 늦춰온 정부 시범사업을 앞당기는 게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