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유럽연합(EU)에서 특정유해물질사용제한지침(RoHS)이 공식 발효되면서 전자 산업의 친환경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으로 자리잡았다.
납·크롬 등 6대 중금속이 함유된 전자 제품의 역내 생산과 수출이 금지됨에 따라 전자 업계는 친환경 소재와 공정 기술을 개발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특히 전자 산업의 기본인 부품실장 작업의 무연화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에코조인(대표 고명완 http://www.ecojoin.co.kr)은 인쇄회로기판(PCB)용 전자부품 접합 소재인 크림솔더의 무연화에 앞장서 온 친환경 부품소재 기업이다. 솔더는 PCB와 전자부품을 기계·전기적으로 이어주는 크림 형태의 풀로 간편하게 부품 실장을 할 수 있어 현재 PCB 실장 공정의 80% 이상이 이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크림솔더는 금속 및 화학 소재에 대한 종합적 기술력이 필요해 주로 일본·미국 등 해외 제품이 널리 쓰여왔고 국내 전자 업계의 공정 자체도 해외 제품에 맞게 구축돼 후발 주자들이 참여할 여지가 적었다.
에코조인은 친환경 규제로 납을 사용하는 기존 솔더 시장이 무연 제품 중심으로 변화하는 시기에 과감히 도전, 외산 일색이던 크림솔더 시장에 국내 업체의 입지를 마련했다. 2001년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 근무하던 고명완 사장이 연구실 벤처로 창업한 에코조인은 무연솔더 기술 개발은 물론 국내외 전자 업체에 대한 무연 공정 컨설팅과 기술 교육 등을 통해 고객과 밀착, 친환경 공정 정착에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는 끊임없는 기술 개발과 마케팅으로 국내 대기업 및 중소기업에 제품을 공급한데 이어 세계의 공장 중국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최고의 기술만이 생존할 수 있는 한국 시장에서 검증받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승부를 건다는 전략이다.
또 에코조인은 차세대형 초미세 솔더크림 개발 및 실장용 도전성 페이스트 개발 등 국책 과제를 지속적으로 수행하는 등 고부가가치 차세대 제품 개발 노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인터뷰-고명완 사장
“세계 어디서나 세계적 솔더 업체와 경쟁하며 성장하고 있습니다.”
고명완 에코조인 사장의 눈은 세계를 향하고 있다. 전자 강국이면서도 전자산업의 핵심 소재인 솔더를 수입에 의존하는 것이 안타까와 에코조인을 창업했지만 실제로 치열한 싸움을 벌여야하는 곳은 바로 세계 무대이기 때문이다.
세계 무대에서 싸우는 무기는 바로 품질. 전자산업은 신뢰를 얻지 못하면 즉시 도태되는 냉혹한 싸움터다. 더구나 솔더는 제품 전체의 신뢰성을 좌우하는 소재기에 더욱 중요하고 한번 채택되면 쉽게 바뀔 수 없는 특성이 있다. 고사장은 “한국의 전자 대기업들은 세계 최고의 품질을 요구한다”며 “한국에서 검증된 기술을 바탕으로 중국·인도·동남아시아 등 주요 생산기지들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환경 규제는 산업의 필요나 기술 발전에 따른 것이 아니라 외부 정책에 의한 것이라 더욱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전자 업체, 특히 중소기업의 처지와 필요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함께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세희기자@전자신문, h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