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트북PC, 휴대 인터넷 수요를 잡아라.’ HSDPA·와이브로와 같은 차세대 휴대 인터넷 서비스가 무르익으면서 노트북PC 업체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주요 업체는 휴대 인터넷 서비스를 겨냥한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관련 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크기가 작고 무게가 가벼우며 이동이 간편한 ‘서브급’ 노트북PC 주도권 싸움은 이미 ‘2라운드’를 선언한 상태다. 7인치 제품을 선보인 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가 처음으로 10인치 제품을 출시하는 등 국내 PC 양대 산맥의 미묘한 신경전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서브 노트북PC, 2라운드 경쟁=LG전자는 휴대성과 디자인을 강조한 노트북 2개 모델을 출시한다고 16일 밝혔다. 그동안 LG가 출시한 제품 중에서 가장 작은 서브 노트북PC인 A1·C1시리즈는 듀얼코어 CPU·엔비디아 최신 3D그래픽 칩세트 등 동급 최고 컴퓨팅 환경을 갖췄다.
LG는 조만간 이들 모델에 HSDPA·와이브 모뎀을 내장한 모델을 출시하고 휴대 인터넷 수요몰이에 나선다.
이정준 LG전자 상무는 “이들 제품 출시로 통신과 방송 융합의 모바일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주도하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10인치 이하 미니 노트북PC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한국후지쯔도 이날 미니 노트북PC P1510의 후속 모델 ‘P1610’을 1년 만에 새로 선보였다.
한국후지쯔 측은 “기본 배터리만 장착해도 4.5시간, 2차 배터리를 장착하면 9시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긴 배터리 수명을 자랑해 휴대성 면에서는 최고의 제품”이라고 말했다.
대우루컴즈도 이르면 올해 안에 초고속 인터넷 기술을 내장한 제품을 내놓는다. 삼성도 지난 3월 출시한 울트라모바일 PC(UM PC) 후속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LG전자 ‘엇갈린 행보’=노트북PC 수요의 50% 이상을 과점하는 삼성과 LG전자는 휴대 인터넷과 맞물려 서브급 제품 수요를 낙관하면서 주력 라인업 등 세부 방법론에서는 약간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삼성은 지난 3월 출시한 UM PC ‘센스Q1’을 중심으로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PMP·내비게이터 등 다른 단말기 수요를 흡수하면서 휴대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7인치 정도의 미니 PC가 최적이라는 판단이다. 확실한 킬러 애플리케이션과 가격만 맞춰진다면 ‘제2의 PC 르네상스’도 가능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이미 4만대 정도의 Q1이 공급된 상태”라며 “휴대 인터넷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가장 혜택을 받는 단말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LG는 10∼12인치의 작은 서브 노트북PC의 비중을 높게 두고 있다. 이번에 처음 출시한 10인치 라인업도 이런 맥락에서 탄생했다는 설명이다.
LG전자는 “휴대 노트북PC의 승부처는 크기가 아닌 소비자가 원하는 최적의 모델을 누가 제때 공급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반갑다, HSDPA·와이브로 서비스=주요 업체는 주력 제품에서 다소 이견이 있지만 차세대 휴대 인터넷 서비스를 시작으로 노트북PC 수요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이미 삼성과 LG전자는 지난달부터 SK텔레콤과 손잡고 HSDPA 모뎀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벌이는 등 선점 경쟁에 뛰어들었다. 본격적인 서비스와 맞물려 휴대폰·전용 단말기 등 다양한 제품이 나오겠지만 결국 PC 중심의 컨버전스형 단말기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민택근 한국후지쯔 이사는 “휴대 인터넷 서비스는 조만간 출시 예정인 차세대 OS ‘윈도 비스타’와 맞물려 이미 성숙기에 접어든 PC 수요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호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