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3분기 큰 폭으로 흑자를 실현한 것은 반도체·휴대폰·LCD의 ‘삼두마차’ 질주가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반도체와 정보통신 부문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각각 30%, 29% 급증하는 ‘랠리’를 시작한 가운데 LCD도 2분기 바닥을 찍고 비상의 날개를 폈다.
삼성전자 3대 주력사업 부문의 고른 성장세는 4분기에도 이어져 2조원대 영업이익 회복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미디어 해외법인 흑자 폭 확대로 3분기 순이익이 전성기인 작년 동기보다 3000억원 가까이 늘어난 것도 4분기 ‘어닝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를 반영하듯 반도체 부문 투자를 1조원 늘리기로 했다.
주우식 삼성전자 IR팀장(전무)은 “4분기에는 반도체·LCD·휴대폰 등 주요 사업부문이 모두 성수기에 접어드는만큼 추가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면서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도 주식이나 환율이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고 삼성전자 매출처의 90%가 해외에 있어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다시 대표주자로=삼성전자 3분기 실적 회복세의 주역 가운데 하나는 반도체다. 반도체 부문 매출은 전 분기 대비 11% 성장한 4조9100억원, 영업이익은 30% 개선된 1조2700억원을 달성하며 대표사업부로서 역할을 100% 해냈다.
특히 지난 2분기 주춤했던 영업이익률도 4%포인트 증가한 26%로 회복됐다. 이는 17일과 19일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는 인텔과 AMD 등 해외 주요 경쟁사의 같은 기간 실적을 해외 언론에서 부진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고무적이다.
삼성전자는 “4분기에는 본격적인 성수기를 맞아 D램 가격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되며 낸드플래시도 대용량 메모리를 채택한 MP3P·PMP·휴대폰 등 신제품의 본격적인 수요 강세가 예상된다”며 “특히 60나노 초미세 공정을 적용한 8Gb 낸드플래시 제품 비중이 증가하고 멀티레벨셀(MLC) 비중도 75%에 이르는 등 원가 절감 효과가 더욱 확대돼 지속적인 성장·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특히 3분기 이후 반도체 부문은 현재 시장 수요의 70%밖에 공급하지 못하는 D램을 중심으로 고속 성장을 예약해 놓고 있다. 삼성전자가 1조원 규모의 추가 설비 투자를 감행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보통신 상승세 굳혀=3분기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사업 부문도 실적 호조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휴대폰 부문이 3분기의 상승세를 4분기에도 이어간다면 레이저(RAZR) 이후 특별한 히트상품을 내지 못하고 있는 모토로라를 추격할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휴대폰 판매량은 분기별 실적으로 사상 최대치인 3070만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 분기 대비 17% 증가한 수치다. 판매량 증가 및 ASP 상승에 힘입어 영업이익률도 두 자릿수(11%)를 실현했다. 휴대폰 대당 평균판매단가(ASP)의 경우 해외 수출용 단말기는 2분기 167달러에서 3분기 175달러로 올랐다. 하지만 내수 단말기는 37만4000원에서 34만3000원으로 3만원가량 떨어졌다.
지역별로는 유럽과 북미 판매 비중이 전 분기 32%, 29%에서 각각 35%, 31% 확대된 반면에 아시아는 32%에서 27%로 줄었다. 이에 비해 노키아와 모토로라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매출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삼성전자와 세계 2위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는 모토로라의 3분기 성장률 둔화가 예상되고 있어 향후 실적 발표가 주목된다.
올 상반기 한국 휴대폰업체를 괴롭혔던 레이저(RAZR) 기세가 3분기 들어 현저히 꺾이고 있는데다 새롭게 출시한 크레이저는 당분간 시장 반응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디지털미디어 흑자 1조원 클럽 ‘눈앞’=LCD부문 실적 개선은 LCD 헤게모니로 부상한 TV용 패널 판매 급증과 성수기 도래에 따른 IT 패널 가격 회복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LCD 패널 전체 판매량이 전 분기보다 14% 증가한 가운데 40인치와 46인치 대형 TV 패널이 전 분기 대비 각각 34%, 46%씩 늘어 상승세를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 13만3000장(유리기판 투입 기준) 규모의 7세대 월 생산량을 4분기 15만1000장으로 확대하는 등 4분기에도 대형 TV시장 지배력을 한층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디지털미디어는 비록 본사 기준으로 1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보르도’ 등 LCD TV 판매 호조로 글로벌 기준으로는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3분기 디지털미디어 해외법인 평가 이익은 2500억원 규모로 추정돼 상반기 글로벌 기준 3300억원대의 세전이익을 포함해 연간 세전이익 1조원 돌파도 가능할 전망이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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