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I&C는 최근 단행한 조직개편을 통해 전사적 전략기획과 전자상거래(신세계몰) 부문의 역량을 강화했다. 이를 위해 전략사업본부를 신설하는 한편, 신세계몰 시스템 재구축에 대규모 투자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이 회사 전략사업본부를 총괄하는 문성욱 상무(35)가 있다. 문 상무는 신세계 오너 2세인 정유경 조선호텔 상무(35)의 남편이다.
IT서비스 업계에 이른바 ‘로열 패밀리’ 바람이 거세다. 모그룹 창업주의 2, 3세를 일컫는 이들 로열 패밀리는 그룹내 IT서비스 자회사 근무를 통해 경영수업을 받는다. IT서비스 업체는 그룹 전체의 정보시스템관리(SM)를 총괄한다. 자연스레 각 계열사의 전략기획과 인사, 자금 흐름 등 각종 경영정보를 수렴·통제할 수 있는 위치다.
이미 SK텔레콤과 소프트뱅크에서 경영·투자기획을 경험한 문 상무는 오너 일가의 막후 지원 속에 SI·SM은 물론, 인터넷·모바일·콘텐츠 등 유망분야에 대한 신규 투자와 인수합병(M&A)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재원 대신정보통신 사장(47)은 양재봉 대신증권 명예회장의 사위다. 특히 대신정보통신에 대한 양 회장의 관심은 특별하다. 경영일선에서 한 발 물러나 있는 양 회장이지만 매주 월요일 열리는 이 회사 임원회의에 직접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 수주 관련 사항을 이 사장으로부터 보고받는다. 주요 현안은 직접 지시할 정도다. 양 회장 스스로 IT서비스 자회사가 갖는 그룹내 역할과 의미를 잘 알고 있다는 얘기다. 또 이 회사에는 양 회장의 막내 아들인 정현씨(38)가 부사장으로 재직중이다.
현대유앤아이에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장녀인 정지이씨(29)가 기획실장으로 있다. 이미 현대상선서 재무·회계업무를 맡아 온 정 실장은 유앤아이를 통해 그룹 전체 의사결정 과정을 스크린하며 경영내공을 다지는 중이다.
이밖에 현직은 아니지만 조원태 대한항공 자재부 총괄팀장(30·부장)이 한진정보통신에 2004년까지 근무한 바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외아들인 조 팀장은 한진정보통신에서 1년여간 기획담당 차장으로 재직했다.
오너 일가가 계열 IT서비스 업체에 근무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해당 자회사의 그룹 내 위상은 올라간다. 하지만 이들 업체를 그룹의 대표 주력업체로 키우기보다는, 계열사 감시창구나 2, 3세의 경영수업장 정도로만 여긴다는 것은 문제라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류경동기자@전자신문, nina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