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사실상 경쟁관계를 형성해 온 현대정보기술, 오토에버시스템즈, 현대유엔아이 등 전현직 현대그룹 계열 IT서비스 업체들이 시너지 효과 창출을 위한 공조기반 구축에 나선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3년 전 그룹으로부터 완전 분리매각된 현대정보기술과 현대자동차 계열의 IT서비스 업체 오토에버시스템즈, 현대상선·엘리베이터·택배 계열의 현대유엔아이 등 3사가 데이터센터 인프라 공유, 해외시장 개척 등에서 제휴를 추진 중이다.
이들 3사는 그룹 계열 분리 또는 제3자 매각방식을 거치며, 현대그룹 내 계열별 시스템관리(SM) 사업을 삼분해 별도로 수행하는 등 독자노선 구축과정에서 사실상 경쟁관계를 형성해 왔으나 구체적인 제휴방안 모색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공조를 통한 시너지 효과 창출방안이 마련되면 그간 3사의 미묘한 경쟁 관계는 경영 효율성 및 시장확대를 기반으로 한 우호관계로 급진전될 것으로 기대된다.
오토에버시스템즈와 현대정보기술은 현대기아차 재해복구(DR) 시스템 이중화와 관련해 공조 방안을 모색 중이다. 현재 오토에버시스템즈가 자사의 소하리 데이터센터에 구축해 운용 중인 현대기아차 DR 시스템과 관련해 백업시스템을 현대정보기술 마북리 데이터센터에 구축, 운용하는 방법을 놓고 양사가 협의하고 있다. 이 경우 두 회사의 데이터센터 시설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어 투자 및 유지비용 절감효과가 기대되며, 이들 작업은 이르면 내년 초 가시화될 전망이다.
현대정보기술과 현대유엔아이가 공조를 추진하는 분야는 해외시장 개척이다. 두 회사는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백화점 등 유통시장을 함께 공략하기 위해 각사가 가지고 있는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현대정보기술은 선양과 베이징에 이미 구축한 준거사이트를 활용해 시스템통합(SI) 및 SM 능력을 제공하고, 현대유엔아이는 관계사 현대택배를 통해 쌓은 서비스 노하우 등을 제공해 베이징을 시작으로 중국 유통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양사는 핵심 실무자급들이 협의를 진행 중이며, 이르면 연말께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정보기술 관계자는 “3사는 경쟁관계에 있으면서도 현대그룹 SM과 관련해 각사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공조해 온 분야도 적지 않다”며 “각사의 이해관계를 떠나 국내외 사업에서 공조기반을 함께 구축해 시장 공략의 효율성을 높이는 게 목적인만큼 긍정적이면서도 다양한 협력방안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정훈기자@전자신문, jh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