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에 특허 부여`법 개정 급물살…中企들 걱정

 컴퓨터 프로그램(SW)을 특허법상 ‘물건’에 포함, SW 자체로 특허를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특허법 개정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작업이 중소업체 중심의 국내 SW산업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특허청은 19일 한국지식재산센터 19층 국제회의실에서 ‘컴퓨터프로그램 관련 특허제도 개선간담회’를 개최하고 특허법상 컴퓨터프로그램의 카테고리를 명확하게 하는 방안을 골자로 한 특허법 개정방안을 내놓았다.

 특허청은 특허법 제2조 3회의 가목을 ‘물건(프로그램을 포함한다)’으로 규정, SW를 물건으로 취급할 수 있도록 명문화할 방침이다. 이는 권리 침해 시 입증을 용이하게 해 특허권자의 보호를 강화한다는 취지다.

 정해곤 특허청 정보통신심사본부 심사관은 “CD롬·디스켓 등 기록매체를 통한 배포와 더불어 SW가 인터넷을 통해 ‘양도 또는 대여’되는 경우에도 특허침해가 성립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할 방침”이라며 “이는 현실의 거래행위에도 부합된다‘고 말했다.

 특허청은 청내 심사정책과를 통해 올해 안에 이 같은 내용의 입법예고서를 마련한 뒤 내년 초 정통부 등 관계 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입법작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이르면 내년 안에 SW도 그 자체로 특허청구항으로 특허를 받을 수 있는 법적 장치가 마련될 것으로 특허청은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작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세미나에서 육소영 충남대학교 법대 교수는 “SW의 특허권 인정은 단순 법률적 문제가 아닌 정책적 차원에서 검토돼야 한다”며 “특허라는 독점권 인정에 따른 산업발전 저해를 신중히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영란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SW정책연구센터 팀장은 “특허가 중소기업에는 로열티 지급과 소송비용이라는 짐을 가져다 줘 개발의지를 감퇴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과 일본 등 해외에서 SW특허로 이익을 보고 있는 곳은 미국 글로벌 SW기업들 뿐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장영호 마크애니 부장은 “이미 거대 기업들이 SW방법 특허를 선점, 해외에서 국내 중소 SW기업은 특허를 얻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 상황에서 글로벌 SW기업이 국내에서 SW 특허까지 주장하게 되면 어려움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최형구 충남대 교수는 “고도의 기술인 SW에 기존 저작권법적으로 접근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며 “SW에 특허가 허여되면 중소기업이 특허를 통해 대기업에 대응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윤대원기자@전자신문, yun19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