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의 특정유해물질사용제한지침(RoHS)이 공식 발효된 지 100여일이 지났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단속사례 등이 발견되지 않아 ‘찻잔속 태풍’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최근들어 EU회원국들이 자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는 등 규제가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내년 초부터는 구체적인 단속 등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가시화되는 규제= 국내 RoHS 규제 대응기관인 한국전자산업진흥회와 삼성전자, LG전자 등에 따르면 현재까지 EU회원국에서 RoHS 위반으로 통관이 보류됐거나 제재를 받는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RoHS단속 지침은 마련됐으나 RoHS 위반을 색출해낼 수 있는 표준화된 시험방법이 규정되지 못해 단속이 이루어지지 않는 상태”라고 밝혔다. EU회원국 중에 RoHS 규제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영국이다. 영국은 올해초 통산산업성(DTI)이 RoHS 단속 가이드를 제작, 회원국에게 배포했다. 독일과 폴란드는 특정 모델에 대해 비 정기적으로 생산자가 유해물질이 포함되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자기검증서류를 요구하고 있다. 그리스는 모든 모델에 대해 자기검증서류를 의무적으로 제출하는 것을 검토중이며 포르투갈 역시 증빙 자료 제출과 이에 따른 검증방법을 검토중이다.
◇이르면 내년 초부터 단속이 이루어질 듯= 기술표준원 화학세라믹표준팀의 이석우 연구관은 “이르면 영국 통산산업성이 RoHS 단속 가이드를 제정한 지 1년 후인 내년 초부터 EU에서 구체적인 단속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 단속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긴장을 늦춰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EU내 다른 국가들도 영국의 RoHS 단속 지침을 참조, 각국별로 구체적인 시험안 등을 도출중이다. 이와 함께 중국에서의 환경장벽도 보다 빠르게 가시화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중국은 지난 9월 EU의 RoHS와 흡사한 ‘전자정보제품 오염통제관리방법’을 제정했다. 이 규제는 전자정보제품의 6대 사용제한물질에 대한 구체적인 측정내용과 측정방법을 세부적으로 규정, 마음만 먹으면 바로 시행이 가능할 정도다. 이석우 연구관은 “중국측은 EU가 RoHS 단속을 시작하면 중국도 바로 환경규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며 “중국의 RoHS 규제가 당초 예상했던 2009년보다도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