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SK커뮤니케이션즈가 검색포털 엠파스를 전격 인수함으로써 국내 검색시장이 대격변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전망이다.
SK커뮤니케이션즈의 자금력과 이용자 기반, 엠파스의 검색포털 운영 노하우, 코난테크놀로지의 검색 기술력이 결합해 부동의 검색포털 1위 네이버를 위협할 만한 강력한 대항마가 탄생했기 때문이다.
◇SK그룹, 인터넷 사업 천군만마 확보=SK커뮤니케이션즈는 이번 인수를 통해 그동안 취약한 고리로 부각됐던 SK그룹 내 인터넷 검색사업을 대폭 강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미니홈피 ‘싸이월드’의 폭발적인 성장에 힘입어 단시일 내 포털 3강으로 뛰어올랐으나 검색사업은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고심해왔다. 이번 인수로 이 회사는 우수한 검색 인력과 기술력을 단숨에 확보했다.
엠파스 역시 SK커뮤니케이션즈가 싸이월드를 인수, 안정적인 자금력과 사업 운영 노하우를 발휘해 회원 1800만명의 국내 최대 1인 미디어로 성장시켰던 전례를 고려할 때 포털 1위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다.
◇검색시장 판도 변화 불가피=3사가 손을 잡게 되면서 한동안 NHN이 운영하는 네이버가 독주해온 국내 시장에 장기적으로 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엠파스는 지난 10년간 ‘검색’이라는 한우물을 파오면서 자연어 검색·열린검색 등 검색시장 트렌드를 주도하는 서비스를 선보여온 검색 전문 포털이다. 이에 따라 엠파스 인수를 둘러싸고 구글·다음커뮤니케이션 등 다수 업체의 인수설이 끊이지 않았다.
또 코난테크놀로지는 국내 몇 안 되는 검색 원천기술 보유업체 중 하나로, 국내 포털 중 유일하게 엠파스에 검색엔진을 독점 공급해왔다. 여기에 SK커뮤니케이션즈의 독창적 비즈니스 모델 노하우와 자본력이 결합된다면 네이버의 아성에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단순히 순방문자 수만 보더라도 조사 전문기관 메트릭스가 발표한 ‘9월 주요 포털 순방문자수’에 따르면 1위 네이버가 2964만명 선인데 SK커뮤니케이션즈의 네이트닷컴과 엠파스를 합치면 이를 훨씬 앞지른 3975만명으로 훌쩍 뛰어오른다.
또 이번 인수로 키워드 검색 광고 부문에서 각각 오버추어·구글과 손잡고 있는 SK커뮤니케이션즈·엠파스의 계약 관계 변화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쟁 포털 ‘단기적 위협은 없을 것’=이날 양사의 결합에 대해 포털업계에서는 애써 태연한 표정을 보이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검색포털 1위 네이버 관계자는 “시장 전체 상황에서 보면 긍정적이며 1위 기업으로서는 더욱 경쟁하기 좋은 체계로 바뀌는 것”이라며 “1위보다는 2위 업체가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일 것 같다”고 에둘러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검색 1·2위인 네이버와 다음의 검색 쿼리 점유율을 합치면 85%에 이른다”며 “SK커뮤니케이션즈와 엠파스가 아직 구체적인 사업 모델을 밝히지 않았지만 단기적으로 뚜렷한 판도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
◆인터뷰-유현오 SK커뮤니케이션즈 사장 일문일답
―양사를 통합하나.
▲아니다. 향후 4∼5년 내에 통합할 가능성은 없다. 엠파스의 리더십과 조직은 그대로 유지할 것이다. 엠파스를 네이버의 경쟁 포털로 키우는 데 집중할 것이다. 네이버 독식 구도를 바꿔 놓겠다. 싸이월드의 풍부한 사용자제작콘텐츠(UCC), 엠파스·코난테크놀로지의 검색 기술력을 결합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엠파스를 파트너로 선택한 배경은.
▲다양한 아이디어는 확보하고 있지만 기술 인력이 부족했던 SK커뮤니케이션즈와 기술은 뛰어나지만 사업 감각이 다소 미흡해 100% 실력 발휘를 못했던 엠파스의 요구가 맞아떨어졌다. 엠파스의 ‘우리 기술은 구글 못지않다’는 확신에 찬 소개를 듣고 인수를 결정하게 됐다.
―언제쯤 인수에 따른 효과를 체감할 수 있는지.
▲싸이월드나 엠파스 사용자가 표면적으로 서비스 변화를 느끼는 데는 3∼6개월 시일이 소요될 것이다. 양사의 기술력이 우수한만큼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 시장을 겨냥한 작품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