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분야 세계적 권위자인 칼 베스퍼 워싱턴대 경영대 교수가 우리나라에서의 벤처 창업 부진에 대해 심도있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베스퍼 교수는 1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전자신문과 벤처기업협회가 공동 주최한 ‘벤처코리아 2006’부대행사인 벤처포럼에서 ‘선진국의 이상적인 벤처기업 생태계’라는 기조연설을 통해 “미국에 거주하는 한국인 이민자 가운데 남성은 25%, 여성은 20%가 창업을 하고 있다는 통계를 보았다”며 “미국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이 왜 벤처창업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연구를 하면 흥미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베스퍼 교수의 이같은 발언은 우리나라에서 창업을 하는데 있어 뭔가 심각한 걸림돌이 있다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베스퍼 교수는 1950년대부터 스탠퍼드대학과 하버드대학에서 석박사과정을 밟으며 미국 실리콘밸리와 보스턴의 벤처산업 태동과 발전과 관련한 연구를 진행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기업가 정신과 벤처산업 발전과 관련 수많은 도서와 논문을 발표했다.
베스퍼 교수는 미국에서의 창업 분위기 확산과 관련 기업가정신의 확산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25∼30년전 대기업의 연구개발(R&D) 담당자를 대상으로 ‘기업가에 대한 이미지’를 설문 조사한 결과 ‘탐욕’ ‘상대하기 어려운’ ‘문제 발생’ ‘충성심 없는’ 등 부정적 단어를 거론했으나, 최근 조사에서는 이들에 대해 ‘창의적’ ‘생산적’ ‘독창적’ ‘건설적’ 등으로 바뀌었다”며 한국에서도 기업가정신의 확산 필요성을 역설했다. 베스퍼 교수는 기업가정신에 대해 ‘새로운 시장에서 더 나은 것을 창조하고 제공하는 의지’라고 소개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최근 정부 출연금으로 진행된 기술의 특허를 대학이 보유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이는 자연스럽게 대학이 기술개발 및 이전에 나서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이런 풍토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중”이라고 말했다.
베스퍼 교수는 또한 대학을 중퇴하거나 전공과 전혀 다른 분야의 사업을 시작한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마이클 델 등을 예로 들며 “한국 사회에서도 전통에서 이탈한 사람들을 인내하고 존중할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기업가들에게 “직원들이 떠나는 것을 막지 말라”며 “이들은 새로운 공급업체, 인수대상, 합작투자사 등이 될 수 있는 만큼 열려있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베스퍼 교수는 이날 발표에서 벤처 생태계가 조성되기 위한 요건으로 △과학 및 기술 분야에서의 고품질 교육 △규율과 규제를 낮춰 자유로운 경영분위기 조성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축하 △창업자에게 격려 등을 제안했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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