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SW업체는 인도로, 일본 SW업체는 중국으로

 ‘미국·유럽 SW업계는 인도로, 일본 소프트웨어(SW)업계는 중국으로’

 세계 SW업계가 중국시장과 인도시장으로 갈려 사업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IBM·SAP·마이크로소프트(MS) 등 구미 SW업체들은 영어 공용권인 인도시장 개척에 주력하는 반면 NEC·후지쯔·히타치제작소 등 일 기업들은 같은 아시아권인 중국시장 공략에 여념이 없다.

 이처럼 동·서양으로 갈려 중국과 인도시장에 진출하는 현상은 영어권과 비영어권이라는 점이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중국시장에서 그다지 재미를 못본 구미 측 글로벌 기업들이 신흥시장으로 부상한 인도에 매력을 더 느끼고 돌아선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인도와 중국으로 갈린 동·서 기업간의 ‘SW 신천지 찾기’는 향후 두 나라 중 어느 나라의 시장이 더 발전하고 인재 조달에 유리한 지 여부가 판단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구미 SW업계, ‘인도가 편하다’=미국의 IBM·MS, 독일의 SAP 등 구미 SW업체들은 중국에 맞먹는 시장 규모를 지닌 인도에 주력하고 있다. 영어를 공용화하고 있는 인도에서의 ‘기술인력 국제조달’이 용이하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IBM은 과거 3년간 투자액의 3배에 해당하는 60억달러를 인도에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독일에 본사를 둔 SAP도 향후 5년간 10억달러 투자를 표명했다. 이는 SAP의 과거 10년 누적 투자액의 2배에 해당하는 금액이기도 하다.

 세계적 IT서비스업체인 EDS 역시 인도 SW 개발사를 인수해 현지 법인과 통합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 업체들의 노림수는 인도를 SW 개발 거점, 즉 ‘SW 공장’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IBM은 인도 방가로르를 IT서비스 사업의 핵심 개발 거점으로 보고 9000명이었던 종업원 수를 지난 2년간 4만3000명으로 늘렸다. 이는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이 회사는 이를 통해 인도를 시스템 개발 및 운용·보수 등의 거점화하는 작업을 완료했다.

 ◇일 업계, 그래도 아시아권 중국이 낫다=NEC는 지난달 말 청두(成都)하이테크파크에 SW 개발위탁거점을 개설했다. 이미 상하이 등 4개 도시에 개발 거점을 보유하고 있지만 내륙지역인 청두를 SW 핵심 개발거점으로 선정했다. 이 회사는 약 30개사, 4000명의 현지 엔지니어를 확보하고 있다. 후지쯔와 히타치의 해외 위탁 개발비율은 각각 80%, 70%가 중국이다.

 일 SW업체들은 지난 2001년부터 중국에 SW 위탁 개발을 시작했다. 당시엔 위탁 개발비 절감이 목적이었지만 최근 들어 기술 인력의 질도 크게 향상됐다.

 일 업체들은 중국시장의 매력으로 △시장규모 △저임금 △풍부한 노동력 등 3가지를 들고 있다.

 여기에 중국인들의 ‘일본어’ 구사 능력도 큰 몫을 하고 있다. NEC 측은 “중국에는 일본어에 능숙한 기술자들이 많아 상담이나 기술적인 지도, SW 개발지시서 및 표준서 등도 별도로 번역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히타치와 후지쯔가 지난 연말과 올 초 잇따라 인도에 거점을 개설했지만 언어 문제로 ‘단순 기반 SW의 보수처리’만을 맡기고 있는 실정이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