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무선 네트워크 기술, 이름 값 한다

 차세대 무선 네트워크 기술로 구현할 무선 근거리개인통신망(WPAN)을 흔히 ‘꿈의 네트워크’라고 부른다. PC·휴대폰·PDA 등 가전 및 단말기를 수십 미터 범위 안에서 무선으로 직접 연결하는 WPAN 시장의 파급 효과가 그만큼 엄청나다는 의미다. WPAN 기술을 대표하는 3총사가 바로 블루투스와 지그비·초광대역(UWB)이다. 여기에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한 바이너리 CDMA가 새롭게 도전장을 냈다. 아직까지 조금은 생소한 무선 네트워크 기술의 이름 뒤에는 나름의 유래가 있다.

◇바이킹의 왕, 블루투스=‘푸른 이’(blue tooth)이라는 의미의 블루투스는 10세기 덴마크와 노르웨이를 통일한 바이킹의 왕 헤럴드 블루투스에서 따왔다. 그가 광활한 스칸디나비아를 통일한 것처럼 블루투스 기술이 서로 다른 장치를 무선으로 연결하고 통신 환경을 단일화시켜 주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았다. 소비전력이 적고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자체 보안 기능(Authentication)을 지닌 블루투스는 이미 휴대폰을 ‘손 떼고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대표 기술로 자리 잡았다.

◇꿀벌의 춤, 지그비=꿀벌(bee)은 날개를 펄럭거리며 추는 지그재그(zig-zag) 춤으로 꿀이 넘치는 꽃의 위치와 거리, 방향은 물론이고 그 분량까지도 다른 동료에게 정확히 알려준다. 과학적으로도 꿀벌의 지그재그 춤은 상당히 정확하고 경제적인 통신수단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런 혁신적인 통신기술을 표방하며 ‘Zig’와 ‘Bee’의 합성어로 만들어진 차세대 무선네트워크 기술이 ‘지그비’(ZigBee)다.

저전력·초소형·저비용 장점과 함께 10∼20m 내에서 250Kbps의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하고 6만5000개 이상의 노드를 연결할 수 있는 지그비는 이제 막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며 유비쿼터스센서네트워크(USN)를 구현하는 최적의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차별화된 기술 특성=10m 이내의 거리에서 대용량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무선으로 전송할 수 있는 초광대역(UWB)은 기존의 협대역 시스템이나 3세대이동통신 기술로 자리 잡은 광대역(Wide band) 시스템과 구분하기 위해 초광대역(Ultra Wide band)으로 이름 붙었다.

국내 독자기술로 주목받는 바이너리 CDMA는 기술 개발 과정에서 우리나라 고유의 CDMA을 기반으로 복잡한(MultI Level) 신호 파형을 2진화(Binary) 형태로 단순화한 데서 유래했다. 이 기술은 지난해 국제표준화기구(ISO)의 산업용 무선 네트워크 표준안으로 채택된데 이어 카서 등 국내 전문기업들이 관련 통신 칩과 모듈을 잇달아 개발, 출시하면서 기술 상용화가 급진전되고 있다.

조진웅 전자부품연구원(KETI) 통신네트워크연구센터장은 “원래, 바이너리 CDMA 개발 프로젝트 이름은 고대 그리스어로 친교, 참여, 화합 등을 의미하는 ‘코이노니아(Koinonia)’였다”고 소개하며 “이처럼 블루투스, 지그비 등 차세대 무선 네트워크 기술 이름 대부분이 유비쿼터스 시대의 모든 디지털 기기를 연결하겠다는 강한 포부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주상돈기자@전자신문, sdj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