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유통: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서비스: 클로즈베타테스트
장르: MORPG
권장사양: 펜티엄4 2GHz, 메모리 1G 이상
‘창천’의 등장은 반드시 주목해야만 한다. 이 작품은 기존 MMORPG에서 완전히 탈피해 싱글플레이 위주의 패키지 게임과 흡사한 시스템으로 승부하기 때문이다. ‘창천’을 통해 유저는 지루한 레벨 노가다와 아이템 수집에서 벗어나 전장의 한 가운데로 뛰어든다. 지략과 용기, 액션과 전술로 유저는 새로운 온라인게임의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창천’을 거론하기에 앞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작품이 있다. 바로 ‘진삼국무쌍’이다. 이 작품은 코에이의 전매특허인 삼국지를 배경으로, 광대한 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장수의 활약을 통해 대리만족을 주는 게임이다.
유저는 삼국지의 유명한 장수 가운데 한명을 선택해 실존했던 여러 전투에 참가, 아군의 승리에 결정적인 기여를 하면서 캐릭터를 성장시키게 된다. 익숙한 소재와 화려한 스킬, 손쉬운 조작, 짜릿한 액션 등 모든 요소가 정교하게 결합돼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또 PS2 보급에 결정적인 기여를 하기도 했다. 그리고 ‘창천’은 ‘진삼국무쌍’의 뒤를 잇는 PC온라인으로서 새로운 바람을 예고한다. 이미 온라인버전인 ‘진삼국무쌍 BB’가 일본에서 공개돼 눈길을 모으고 있지만 콘솔 플랫폼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해 아쉬움을 주고 있어 ‘메인드 인 코리아’의 기대가 되는 것이다.‘창천’의 플레이는 국내 MMORPG가 인기를 끌었던 요소를 완전히 외면하진 않는다. 그래서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이 작품은 캐릭터를 선택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유저는 자신의 색깔에 부합되는 클래스를 처음부터 골라야 한다. 캐릭터를 생성하고 종족과 직업을 복잡하게 선정하는 방식이 아니다. 단순하게 시작되지만 액션에서 그 묘미를 찾도록 만든다.
플레이는 어떤 무기와 클래스냐에 따라 큰 차이를 지닌다. 유저가 창 등 양손으로 사용하고 범위가 넓은 공격이 가능한 무기를 선택하면 움직임이 다르다. 다소 무겁게 움직이며 사방에서 몰려오는 적군에게 대응하는 반응도 답답하다.
이에 비해 반월도 등 한손 무기를 지닌 캐릭터는 빠르게 행동한다. 칼을 휘두르는 속도부터 확연한 차이가 나며 전후좌우의 적군에 대한 반응까지 무척 빠르다. 대신 적군에게 데미지를 입을 확률이 높아 회피 동작을 많이 사용해야만 한다.
개발진들은 무기에 대한 장단점을 정확히 분석하고 있는데 이것이 곧 밸런스로 이어진다. 무기에 따라 변화를 주고 적절한 단점과 장점을 부여해 유저의 선택을 획일적으로 흐르지 않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또 이러한 변화와 차별은 플레이의 재미를 상승시키는 효과까지 부여한다. 동일한 캐릭터에 무기만 달라도 완전히 다른 캐릭터처럼 컨트롤하는 재미가 살아있기 때문이다.전체적인 플레이는 퀘스트와 PVP로 구분되며 차후에는 필드까지 포함된다. 유저는 퀘스트에서 협동 모드를 통해 하나의 미션을 달성할 수 있으며, PVP에서는 상대 유저와 전투를 벌이게 된다.
PVP에 대해서는 설명이 필요하다. PVP가 시작되면 유저들의 캐릭터만 달랑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호위 부대와 영웅까지 모두 함께 출전한다. PVP 맵도 퀘스트의 것과 다름이 없다. 유저는 단지 여러 명의 장수 가운데 한명이 되는 것이고, PVP에서 승리하는 방법도 적장의 목을 베는 것이지 상대 유저를 처단해서 될 일이 아니다.
게다가 유저는 죽음을 당해도 끊임없이 되살아 난다. 즉, 큰 전투에서 어떤 중요한 활약을 하느냐에 따라 PVP 승패가 달라지는 것이다.
‘창천’의 장점 가운데 하나는 게임패드를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키보드의 조합에 의해 모든 스킬과 동작 구현이 가능하지만 게임패드를 지원하면서 플레이의 차원을 한 단계 높였다. 기본적으로 액션은 키보드보다 게임패드가 제격이다.
게임패드도 일반 PS2 스타일부터 대전격투용 8버튼까지 모두 지원한다. 실제 게임패드로 플레이를 해 본 유저는 알겠지만 게임은 전용 컨트롤러로 하면 또 다른 느낌을 받는다. 키보드는 원래 타자가 주 목적인 주변장치다.이 작품에서 한 가지 염려스러운 것은 커뮤니티다. ‘창천’을 단순하고 밀도있게 압축시키면 결국 대전게임이다. 온라인테니스게임이나 축구, 대전격투, 온라인FPS 등 다양한 작품들의 핵심은 대전이다.
그렇다면 성공의 관건은 커뮤니티로 모아진다. 게임이 아무리 재미있고 작품성이 뛰어나도 온라인의 최대 특성인 커뮤니티가 활성화되지 않으면 수명이 짧다. 수명이 짧으면 동시접속자수가 낮고, 개발사가 게임의 진면목을 보여주기 전에 유저들이 외면한다.
그런데 ‘창천’에는 커뮤니티를 위한 어떠한 장치나 시스템도 눈에 띄질 않아 염려스럽다. 아무리 재미있는 플레이라도 같이 할 수 있는 유저가 옆에 없으면 고독하고 쓸쓸해서 하기가 싫은 법이다. 콘솔 게임도 아니고 지상 최대의 커뮤니티를 자랑하는 PC온라인에서 홀로 뛰어 다녀서야 되겠는가.
‘창천’은 4년이라는 개발 기간동안 무수한 시행착오를 거쳐 마침내 탄생한 우수한 작품이다. 하지만 큰 그림에서 맑은 눈으로 들여다보면 이제 토대가 마련된 것 뿐이다. 개발자는 앞으로 할 일이 더욱 많을 것이다.
<김성진기자 har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