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5시]창작과 표절의 사이

최근 한 퍼블리셔에서 공개한 작품이 표절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게임의 전체적인 부분은 차치하더라도 캐릭터의 동작을 구현한 애니메이션이 일본의 모 게임과 완전히 같았다. 캐릭터의 분위기도 매우 흡사했는데 정작 중요한 문제는 배경음악이었다.

홍보용으로 공개한 동영상 배경음악이 일본의 다른 작품과 동일했던 것이다. 이같은 사실이 드러나자 유저들의 비난이 빗발쳤다.하지만 당사자들은 큰 문제가 아니라는 표정이다. 서비스에 들어가면 문제가 되는 부분은 모두 수정할 것이라는이유에서다.

‘하늘 아래 같은 것은 없다’는 말이 있다. 아무리 창작의 고통을 거쳐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도 결국 어디선가 영향을 받았다는 의미다. 또 확률적으로 볼 때 유사한 작품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해석도 있다. 결국 유한한 능력을 지닌 인간들이 하는 일인만큼 어딘가 실수가 있고 허점이 있어도 이해해줘야 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잣대는 특히 게임에서 적용하기가 쉽다. 게임에는 장르라는 것이 존재하고 개발자도 어차피 다른 사람의 게임을 즐기며 성장했기에 전혀 다른 새로운 무엇은 당초부터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차량을 이용해 달리는 레이싱게임이라고 전부 ‘그란투리스모’나 ‘니드 포 스피드’의 표절작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과연 전부 그랬을까.

창작과 표절은 사실 종이 한장 차이다. 보는 시각과 분석자 취향에 따라서 비슷해 보이거나 다르게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핵심은 자신만의 색깔을 입히기 위해 노력을 했느냐의 여부다. 그러한 노력이나 고민이 없었다면 분명 문제가 된다. 자신만의 색깔이 ‘종이 한장 차이’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국내 온라인게임계의 표절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신작이 등장하면 매번 꼬리표처럼 의문부호가 따라 다닌다.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논란이 불식되는 사례도 있지만 계속해서 부정적인 이미지를 달고 있는 작품도 있다.

많은 유저와 관계자들은 중국의 업체들이 우리의 작품을 베끼는 사례가 많다고 원색적인 비난을 일삼는다. 그렇다면 일본 유저와 개발자들도 우리에게 그러한 비난을 하고 있는지도 모를일이다. ‘뭐 묻은 개가 뭐 묻은 개 나무란다’고 우리에게 중국을 비난할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국내 개발자들의 자성과 성찰을 다시한번 촉구한다.

<김성진기자 har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