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통신 및 방송 분야의 규제·정책·진흥 정부 구조개편 논의는 이번주가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통·방 구조개편을 논의하는 방송통신융합추진위원회(위원장 안문석)는 지난 20일 전체회의에서 오는 25일 기구법제분과위원회의를 열고 그동안 논의해온 기구개편 방안의 구체적인 방향을 잡기로 의견을 모았다.
방통융합추진위는 그동안 기구개편 관련 부처인 정보통신부·방송위원회·문화관광부 등에서 기구개편 안을 받아 장단점 검토를 진행해왔으며 이날 전체 회의에서는 검토 안을 놓고 각 추진위원이 폭넓게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체회의에 참석한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방통융합추진위는 주변에서 말하듯 정통부 안이나 방송위 안을 채택하는 게 아니라 추진위 안을 마련해 제안할 것”이라며 “추진위 안은 이달 결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구개편 논의는 ‘일보 진전’=전체회의에서는 방송과 통신 분야에서 ‘규제와 정책 분리 여부’ 논의가 진행됐다. 이를테면 통신 및 방송 규제를 합의제 위원회인 방송통신위원회(가칭)에서 맡을 경우 통신·방송 정책을 여기에서 분리해 별도의 독임제 행정부처, 즉 정통부가 제안한 정보미디어부(가칭) 등에서 관할할 여지가 있는지 논의를 벌인 셈이다. 반면에 방송위·문광부 등에서 제안한 사실상의 정통부 해체론은 추진위 내부에서도 호응을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미 내부적으로는 기구개편 형태를 규정짓기 위한 업무 분장작업이 상당히 진척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방송통신위원회의 위상과 함께 방통위원의 인선 방식 의견도 제시되는 등 기구개편 논의는 한 발짝씩 진척되는 모양새다.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새 기구는 현재의 방송위원회와 같은 독립기관 형태보다는 대통령 산하에 둬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방송통신위원회 위원 인선과 관련해서도 기존에 정치권 입김이 너무 강했다는 문제도 일부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서는 KBS 등 공영 지상파방송사를 규제하는 별도기구로 공영방송위원회(가칭)를 두는 의견도 다시 거론돼 이 같은 사실 자체만으로도 주변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이번주가 ‘고비’=25일 열리는 방통융합추진위원회 기구법제분과위원회에서는 이른바 ‘위원회 안’이 실체를 드러낼지 주목된다. 국무총리실과 방통융합추진위원회는 원칙적으로 이달 기구개편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25일 분과위원회에서 개편안 윤곽을 잡고 이를 27일 전체회의에서 의결해야 당초 일정에 맞출 수 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25일 분과위원회에서는 기구개편과 관련된 세부 사항 의견 조율이 이뤄질 예정이며 이로써 위원회 기구개편 안의 윤곽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7일 전체회의에서 기구개편안 결정이 안 나면 11월 전에 한번 더 회의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정이 늦춰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또 “아직까지 큰 돌발변수 없이 기구개편 추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현재 의결된 사항은 없지만 대략적인 기구개편 정리가 이뤄지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